(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그동안 석유 사업이 중심이었던 국내 정유사들이 미래 먹거리인 '수소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앞으로 친환경 에너지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상황에서, 기술 발전으로 인해 수소 사업의 경제성까지 좋아지자 앞다퉈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기존의 석유 사업 대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소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수소는 산소와 반응해 에너지를 만들면 부산물로 물이 생성되기에 친환경을 위한 필수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관련 기술의 발전은 최근 급속한 수소 사업 확대의 한 배경이다.
하지만 최근 암모니아에서 고순도 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하거나 값싼 갈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등 여러 기술이 개발되면서 경제성 문제가 개선되며 시장도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세계 수소 시장이 12조달러(약 1경360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사업 특성상 탄소 배출이 많은 정유사는 수소 사업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확대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은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라 효율적인 태양광·풍력·수력 발전을 위한 자연 환경이 제한된 만큼, 국내에선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특히 정유사는 정유·석유화학 공정의 부산물로 수소를 이미 생산하고 있고, 기존의 정제설비와 유통 수단을 활용하면 타 산업보다 빠르게 수소 산업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의 인프라를 수소 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어 브리티시 페트롤리엄 등 글로벌 석유업체들도 속속 수소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중에선 SK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SK㈜는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했으며, 2025년까지 수소 생태계 구축에 18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1조8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수소 기업인 미국의 플러그파워의 최대주주에 오른 SK는 2025년부터 연간 28만톤의 수소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현대오일뱅크는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톤을 생산하고, 2030년까지 전국에 수소 충전소를 180여개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현재 85%인 정유 사업의 매출 비중을 2030년에는 45%까지 낮출 계획이다.
GS칼텍스는 한국가스공사와 손잡고 2024년까지 연산 1만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고, 수소 사업 밸류체인 전반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에쓰오일도 대주주인 사우디아람코와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를 활용한 액화수소 사업을 검토 중이다.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한 정부도 기업에 대한 R&D·금융·조달·인력 등 지원을 약속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내 수소 공급량이 2018년 연 13만톤에서 2040년 연 526만톤으로 연평균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소 사업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다른 에너지원보다 비싼 가격"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기술 발전으로 인한 대량생산과 수소차의 보급 확대 등 대량소비 가능성이 둘 다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지금보다 가격이 상당히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