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자녀', '대출', '검찰'... 이 수법에 다 당했다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30 15:07

수정 2021.06.30 15:07

© News1 DB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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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 A씨는 사기범으로부터 “아빠 뭐해.. 나 ○○(아들 이름)인데, 오후에 폰이 잘못돼서 임시 폰 받아 왔는데 낼 고쳐진대”라는 연락을 받았다. 사기범이 아들 이름을 정확히 대서 속을 수 밖에 없었다. 사기범은 “지금 내 폰이 아니어서 상품권 구입해야 하는데 아빠 폰으로 인증해달라. 링크를 보낼테니 확인을 눌러달라”고 했다. A씨가 링크를 클릭하자 악성 원격조정앱이 설치되고, 개인정보를 탈취당했다. 이 범죄자는 A씨 명의로 오픈뱅킹을 통해 1500만원을 송금해 탈취했다.

개인정보를 탈취해 돈을 빼내는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연령대별로 특정 사기 수법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이하 젊은 층은 검찰 사칭 전화에 가장 많이 당했고, 경제활동이 많은 30~40대는 ‘저리 대출’을 해준다는 금융사 사칭 사기에 주로 피해를 봤다. 자녀를 뒀을 가능성이 높은 50~60대 이상은 가족을 사칭하는 수법에 취약했다. 금감원은 지난 2~3월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신청을 위해 은행 등에 방문한 보이스피싱 피해자 620명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사기범이 개인정보를 탈취해 피해자 모르게 예금 이체 및 비대면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편취하는 비율은 전연령대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사기범의 요구로 피해자의 35%는 원격조종 앱을, 28%는 전화 가로채기 앱을 설치했다.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자 3명 중 1명 꼴로 악성 앱을 설치한 셈이다.

골든타임인 30분 이내에 사기 피해를 인지한 피해자는 전체의 26%에 불과했다. 100만원 이상 입금 시 30분간 자동화기기(ATM)를 통한 현금 인출이 지연된다.
30분 내에 피해를 인지한다면 사기에 이용된 계좌에 지급 정지를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64%의 피해자가 4시간 이내에, 19%는 24시간이 지난 뒤에야 피해를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광고문자나 출처가 불분명한 앱 링크, 휴대폰이 고장났다며 자식을 사칭하는 문자, 신용등급을 미끼로 통장 입금을 유도하는 문자 에 응답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피해를 입었다면 즉시 해당 금융회사 콜센터나 경찰청, 금감원 등에 연락해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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