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닷새 넘게 이어진 북미 폭염, 수백명 사망 추정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01 14:34

수정 2021.07.01 14:34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켈러 분수 공원에서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무더위를 피해 물에 뛰어들고 있다.AP뉴시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켈러 분수 공원에서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무더위를 피해 물에 뛰어들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태평양과 인접한 북미대륙 북서부에서 발생한 유례없는 폭염이 계속 이어지면서 수백명이 넘는 사망자가 집계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캐나다 언론 CBC에 따르면 지난달 25~30일 엿새 동안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에서 486명이 사망했다. 주 정부는 평상시 사망자가 165명이라며 약 300명은 이번 불볕더위 때문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주정부의 리사 라포인트 수석 검시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폭염 관련 사망 건수를 정확히 말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극심한 더위가 한 원인이 되는 사망이 현저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C주 밴쿠버 경찰도 지난달 29일 53명을 포함해 최근 며칠간 98명이 급사했다고 밝혔다. 평소 밴쿠버 경찰에 보고되는 급사 건수는 하루 3∼4건에 불과했다.

더위로 인한 사망자는 미국에서도 속출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서부 오리건주에선 25일 기준 닷새 동안 최소 63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 45명은 머트노마 카운티에서 나왔으며 해당 지역은 한때 기온이 46도까지 치솟았다. 오리건주의 온열질환 사망자는 2017~2019년에 12명 수준이었다. 오리건주에서는 지난달 28일 하루에만 251명의 온열질환 환자가 병원을 찾았으며 총 506명이 비슷한 증상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아울러 서부 워싱턴주에서는 킹 카운티에서만 지난달 25일 기준 수십 명이 사망했다. 같은 주 스노호미시 카운티에서도 무더위가 사인으로 공식 인정된 사망 건수가 같은 주 3건이었다. 워싱턴주의 코리 포트너 보건국 대변인은 지난 주말 이후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이 최소 1384명이라고 밝혔다.

북미 서부의 기록적인 무더위는 지난 1937년 7월5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캐나다 시골 지방인 새스커툰의 기온이 45도까지 올라갔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경우 지난달 28일 46.7도로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 같은날 워싱턴주 시애틀의 기온도 42.2도까지 올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캐나다 BC주 리턴의 기온은 지난달 29일 49.5도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대기권과 성층권 사이에서 찬공기와 따듯한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진 현상을 지적했다. 이어 북미 북서부의 대기권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해 지열로 따듯해진 공기가 움직이지 못하는 ‘열돔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들은 6월 30일부터 무더위가 한풀 꺾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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