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백창훈 기자 = 올해 여름 장마를 앞두고 부산의 상습 침수지역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늦어지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일 동구청 등에 따르면 부산의 상습 침수 지역인 동구 '동천' 범람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
지난해 여름 부산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동천은 총 두 차례 범람했다.
인근 범일 자성대 아파트 주민들은 불어난 강물이 밀려들어와 속수무책으로 침수피해를 입었고 생활 터전을 빼앗겼다.
주민들은 '폭우 예보'가 떨어질 때면 인근 복지관으로 피신을 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이들은 부산시를 상대로 30억원 규모의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구에 따르면 지난해 동천 범람의 원인은 하수관거 설계 빈도를 초과한 강우량과 만조 영향, 펌프 시설 용량 부족 등이 꼽힌다.
또 해수도수 사업 때 흐르는 강물을 임시로 막기 위해 설치한 '가물막이 시설'로 인해 하천 흐름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 등까지 합쳐진 탓으로 파악됐다.
올해는 어떨까.
관할 동구청은 가물막이 시설을 올해 제거했다.
2억5000여만원을 들여 범람 시 전력 공급이 끊겨 작동을 멈췄던 배수펌프장 위치를 1m가량 상류로 올렸다.
동천 인근 지역 통반장, 동주민센터장으로 구성된 현장관리관을 지정해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모텔 4곳 등을 임시대피소로 지정했다.
근본 대책 마련은 더디다.
자성대 아파트 인근에 100억원을 들여 설치할 빗물 저장 저류조와 펌프를 신설하는 재해예방사업은 아직까지 실시설계 단계 수준이다.
하천정비사업 또한 아직까지 용역발주 단계인데 곧 시작될 장마기간과 태풍까지는 완료가 사실상 어렵다.
자성대 노인복지관은 '차수판'을 설치해 피해를 막겠다는 방침이지만 집중호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연제구 상습 침수지역인 연산1동과 거제1동을 가로지르는 거제천도 상황은 비슷하다.
주변보다 지대가 낮아 여름 장마나 태풍 시 집중호우가 쏟아질 때면 침수돼 각종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차량 수십대가 물에 잠기거나 1층과 지하 상가로 물이 들어와 주민들은 속수무책 피해를 입었다.
대표적으로 2014년, 2017년, 2020년 비 피해가 컸다.
연제구청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말 환경부 지정을 받은 뒤 하수도 정비대책을 수립했다.
하지만 설계 용역마저 올해 10월께 마무리 될 예정이다.
추가 공사기간까지 감안하면 올해 장마와 태풍까지 완료는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구는 인근 배수펌프를 최대한 가동하고 필요한 추가 대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이지만 지난해와 같은 폭우가 내릴 경우 침수가 예상된다.
연산동 주민 김모씨(60대)는 "벌써 수년째 여름마다 침수 피해를 입고 있다"며 "올해도 작년처럼 폭우가 쏟아질까 걱정이 앞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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