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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핵심광물 확보 팔걷어...해외업체 지분투자-협력 강화

안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04 18:08

수정 2021.07.04 18:08

배터리 시장 확대에 광물 수급 중요성↑
제조사들 전담 조직 꾸리고 담당자 채용
[파이낸셜뉴스]
배터리 양극재의 모습. 전구체는 양극재의 핵심 재료로, 양극재 재료비의 70~80%를 차지한다. 뉴스1
배터리 양극재의 모습. 전구체는 양극재의 핵심 재료로, 양극재 재료비의 70~80%를 차지한다. 뉴스1
배터리 수요가 확대되고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배터리 제조사들이 니켈, 리튬 등 배터리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해 직접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 업체들이 광물 조달에 나섰지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안정적인 수급이 점차 중요해지면서 제조사들도 뛰어들고 있다. 국내 배터리 제조 3사는 전담 조직과 인력을 통해 해외 광물업체에 대한 지분투자 및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광물 조달(Metal Sourcing) 담당 경력사원을 모집 중이다.
광물별 중장기 가격 전망을 체크하고, 회사가 확보한 광물을 소재업체들에게 분배하는 업무 등을 맡고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메탈의 안정적인 수급이 중요해짐에 따라 해당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인 양극재는 리튬, 니켈, 망간 등 광물을 원료로 만든다. 이들 광물은 매장량이 유한한 천연자원인 만큼 배터리 시장이 성장할수록 안정적인 조달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제조사들도 담당 조직을 꾸리고 인력을 배치해 대응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은 전담 조직을 운영 중이며, 삼성SDI는 구매팀 내에 별도 담당자를 두고 있다. 하지만 3사 모두 구체적인 조직·인력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조직 규모가 공개되면 각 회사의 광물 조달 규모를 추정할 수 있어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각 사의 전략이기 때문에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라며 "담당자가 몇 명인지 알게 되면 대략 구매 금액을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3사는 이 같은 인력을 바탕으로 배터리 광물 확보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 광물업체 인피니티리튬과 수산화리튬 장기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직 구속력이 없지만, 정식 계약이 이뤄지면 향후 5년간 매년 1만t의 수산화리튬을 공급받는다. 지난달 8일에는 120억원을 투자해 호주 제련기업 QPM 지분 7.5%를 인수했다. 오는 2023년 말부터 10년간 니켈 7000t, 코발트 700t을 공급받는다.

삼성SDI는 작년 11월 QPM의 테크 프로젝트를 통해 3~5년 동안 연간 6000t의 니켈을 공급받는 MOU를 체결했고, SK이노베이션도 재작년 호주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와 황산 코발트·니켈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전문가들은 광물 투자가 큰 리스크를 지닌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소 박재범 수석연구원은 "그간 배터리 제조사들이 제조라인 확보 등 설비투자에 집중하느라 광물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는데, 최근 조금씩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광물 투자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기 때문에 역량을 쌓아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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