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월 고용지표가 대폭 개선됐다. 신규고용은 72만명 증가 전망을 깨고 85만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0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그러나 실업률은 되레 5.9%로 0.1%포인트 높아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역사적 진전'이라고 평가했고 뉴욕증시도 환호했다.
2일(이하 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공개한 6월 고용지표는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나타냈다.
■ 예상 웃돈 신규 고용
이코노미스트들은 72만명 신규 고용을 예상했지만 실제 증가한 새 일자리는 85만개에 달했다.
미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기업들이 구인난을 겪는 가운데 신규고용은 4월 27만8000명, 5월에도 58만3000명 증가하는데 그쳐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
그러나 6월에는 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용지표 발표 뒤 백악관에서 "취임 이후 30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다"면서 "현대 역사상 그 어떤 대통령의 임기 첫 5개월간 만들어진 일자리보다 많다"고 자평했다.
바이든은 이어 "이는 역사적 진전"이라면서 "우리 경제를 100년만에 최악의 위기에서 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 실업률은 소폭 상승
신규 고용이 대폭 증가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실업률은 5월 5.8%에서 6월 5.9%로 0.1%포인트 상승했다. 대규모 고용 개선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소폭 상승한 것은 구직을 단념하고 노동시장에서 떨어져 나갔던 이들이 다시 구직 활동에 나선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경제 회복 속에 일하려는 이들 역시 늘었음을 시사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마켓츠의 북미 지역 거시전략 책임자 리 퍼리지를 인용해 "이는 탄탄한 지표로 경제재개가 계속해서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기대할 수 있는 바로 그 것"이라고 의미를 평가했다.
■ 극심한 구인난 완화
고용지표 개선은 미 경제가 갈림길에 들어선 상황에서 이뤄졌다.
미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방역이 완화되고, 여기에 대규모 재정정책까지 더해져 올들어 강한 반등을 보였다. 또 공급망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기업들이 증가한 소비를 맞추기 힘들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가팔라졌다.
반면 기업들은 상당한 구인난을 겪어왔다. 방역규제가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학교부터 보육원에 이르기까지 부모들이 출근해 있는 동안 아이들을 맡길 곳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고, 또 여전한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구직 의욕을 꺾었다.
일부 업체들은 연방정부의 지나치게 후한 실업 보조수당이 노동의욕을 꺾는다고 비판했고, 이때문에 공화당이 장악한 일부 주에서 연방정부 보조실업수당 지급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 임금인상이 고용 확대 불러
다른 한편으로 기업들은 노동력 유인책으로 임금을 끌어올렸고, 이로 인해 경제활동 참가 인구 역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일자리가 많아질수록 임금은 높아진다"면서 "이는 아주 좋은 조합이다"라고 강조했다.
■ 접객업·소매업종 고용 대폭 증가
신규 고용 증가는 팬데믹으로 가장 큰 충격을 입었던 레저·접객업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진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34만3000개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다. 이 업종의 관리자가 아닌 일반 직원들의 평균 시급 역시 전월비 2.3% 높아졌다.
소매업종 고용도 크게 늘었다. 6만7000명이 새로 채용됐다.
■ 건축부문은 되레 감소
반면 활황세를 보이는 부동산 경기에도 불구하고 건축부문 고용은 되레 감소했다. 6월 중 건축부문에서는 일자리 7000개가 사라져 석달 연속 일자리 감소세를 이어갔다.
제프리스의 토머스 사이먼스 이코노미스트는 미 주택시장 붐을 감안할 때 '놀라운 취약점'이라면서 건축 부문 일자리 감소는 "그 무엇보다 마땅한 인력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손은 부족하지만 단순 노동이 아닌 건축 부문 기술자를 구하기가 어려워 인력을 제때 충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뉴욕 주식시장은 환호했다.
오후장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0.7% 가까이 급등하며 7일 연속 사상최고치 기록을 이어갔고, 나스닥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각각 0.65%, 0.44%의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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