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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금리 인하… 저신용자는 대출 더 어려워졌다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06 17:54

수정 2021.07.06 17:54

신용 9~10등급 사실상 대출 막혀
불법 사금융 내몰릴 위험 커져
"정부 저신용자 지원 더 늘려야"
7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인하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일단 금융당국은 이번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통해 고금리 대출자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저신용 차주들의 대출 연장이 어려워지고 8~10등급 저신용자는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법정최고금리 연 24%→20%

금융위원회가 6일 배포한 '법정 최고금리 인하 및 이용자 유의사항' 자료에 따르면 7일부터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부업자와 여신금융기관에 적용되는 최고금리는 연 24%에서 20%로 낮아진다.

10만원 이상 사인 간 금전거래에도 낮아진 금리(연 20%)가 적용된다.

저축은행과 캐피탈, 카드사 등은 최고금리 인하 취지에 동참해 기존 대출에도 인하된 금리를 자율적용하기로 했다.


저축은행업권은 표준 약관에 따라 2018년 11월1일 이후 대출을 받는 차주에만 인하된 금리를 적용하면 됐지만, 그 이전에 대출을 받은 차주에도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다른 금융사 등과 거래하거나 정책서민금융상품 이용을 통해 신규대출이 가능하면 기존 연 20% 초과 대출을 신규대출로 대환할 수 있다.

7일부터 신규 대출이나 갱신·연장된 기존 대출에 대해 연 20%를 초과한 금리를 적용한 금융사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최고금리 초과분에 대해 채무자는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고금리 대출 부담 감소 vs 대출 문턱 높아져 사금융 노출

금융당국은 고금리 대출자의 상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고금리인하 영향으로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리지 않게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그일환으로 7일 이전에 연 20% 초과 고금리 대출을 1년 이상 이용 중이거나 만기가 6개월 이내로 임박한 정상상환중인 저소득·저신용자는 2000만원 한도로 안전망 대출Ⅱ를 이용할 수 있다. 저소득·저신용자를 위한 햇살론17은 햇살론15로 개편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기존 대출자나 한 번이라도 연체 이력이 있는 저신용자의 대출 연장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지적이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고금리가 연 20%까지 추가인하된 상황에서 가뜩이나 대출이 어려웠던 신용등급 9~10등급은 사실상 대출이 안된다고 보면 된다"며 "수익성도 낮아진 마당에 굳이 이들의 상환 리스크를 떠맡을 필요가 없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그나마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의 최후의 보루인 대부업 대출마저 받지 못해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감원이 발표한 '2020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부업 대출 잔액은 전년 6월(15조431억원) 대비 3.4% 감소한 14조5363억원인 반면 담보대출 비중은 10% 가량 늘었다. 담보 없는 저신용자들은 결국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정책서민금융상품은 일부 차주들이 불법 사금융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을 예방할 수는 있겠지만 고금리 대출 이용자 전체를 포용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정부가 지원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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