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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코로나 4단계 맞춰 추경안 재설계는 당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2 18:12

수정 2021.07.12 18:12

소비 쿠폰은 자가당착
자영업 지원 더 늘려야
[베네치아=뉴시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소상공인 등에 대한 손실보상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베네치아=뉴시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소상공인 등에 대한 손실보상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가 이번 주 소관 상임위와 예결위 전체회의를 여는 등 33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들어간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여야 내부에서 추경안 대폭 수정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12일부터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 자칫 상당수 영세 자영업자들이 가게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소비진작 위주로 편성된 추경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번 방역조치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오후 6시 이후 사적모임 2인 제한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계는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됐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10조7000억원)이나 수천억원 규모의 소비 쿠폰·바우처 등은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하고 책정된 게 현실이다. 국민에게는 외출자제령을 발령해 놓고 소비진작용 예산을 쏟아붓는 건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소득 하위 80%에 1인당 25만원씩 주는 재난지원금을 더 늘리자는 여권 일각의 주장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은 꼴이다.

2차 추경안 33조원 중 소비 활성화와 관련된 항목은 17조원을 웃돈다. 반면 자영업 등에 대한 지원예산은 희망회복자금과 손실보상금을 합쳐도 3조9000억원에 그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희망회복자금과 관련, "900만원에서 더 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재정건전성을 걱정해 추경 규모 자체를 늘리긴 어렵다는 취지라면 수긍이 되는 입장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도 모르는 터에 일시적 초과 세수로 추경을 늘리는 건 무책임한 선택이다. 그러나 편성된 재난지원금을 대폭 줄인다면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소상공인 등의 생존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가뜩이나 인기영합용이란 의심을 사고 있는 데다 이제 방역상의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가 추경안의 세출 항목조정을 위해 머리를 맞댈 때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데 모든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여권의 대선주자들도 "상생지원을 피해지원과 손실보상으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정세균 전 총리), "바뀐 상황에 맞게 추경 기조도 재편해야 한다"(이낙연 전 대표)는 등 비슷한 취지를 밝혔다.
고강도 방역조치에 따른 피해계층 지원을 늘리는 데 여야가 속히 공감대를 이루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