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2030년엔 태양광이 원전보다 경제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3 18:34

수정 2021.07.13 18:54

원전 사고 이후 안전비용 확대
태양광 발전단가보다 높아져도
산악지 개발 부작용 탓 원전 고수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에서 원자력 발전이 가장 싼 전력원이라는 상식이 뒤집히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실시한 전원별 단가 분석에서 오는 2030년이 되면 태양광 발전이 원전 등 여타 전력원을 제치고 경제성이 가장 높은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지목됐다. 다만, 안전 문제로 인해 원전의 경제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전망에도 일본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이 전날 발표한 2030년 시점의 전원별 발전 단기 추산치에 따르면 원전은 킬로와트(kW/h)당 발전 비용이 최소 11엔(약 110원)대 이상으로, 과거 2015년 분석 때 대비 1엔 이상 높아졌다. 특히, 일본 정부가 원전 확대에 주력했던 2004년 원전의 단가가 5.9엔이었던 것에 비하면, 물가 상승분을 제외하고, 단순 계산시 단가가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원전 사고 가능성에 대비한 안전 대책 비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경산성 이번 분석에서 원전은 최소 추정치 기준으로 태양광, 육상풍력(9~17엔), 액화천연가스(LNG) 화력(10~14엔)에 이은 4위로 내려앉았다. 가장 경제성이 뛰어나다고 손꼽히던 '원전의 굴욕'인 셈이다. 원자력 다음으로는 석탄화력(13~22엔), 석유화력(24~27엔), 해상풍력(26엔) 순으로 발전 단가가 높을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태양광 발전의 단가는 12.7~15.6엔(2015년 추산)에서 8~11엔대로 낮아지면서 단가 순위 1위를 차지했다. 태양광 보급 확대, 기술 발전으로 비용이 내려간 것이다.

일본 정부 이런 분석 결과를 조만간 결정할 중장기 에너지 기본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일본의 전체 전력원 가운데 태양광 비율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주력 에너지원이 되기에는 단점이 있다.

태양광 패널 설치를 위해 산악 지역을 개발할 경우, 산사태 등 재해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또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좌우되기 때문에 공급 부족시, 화력 등 여타 발전을 가동해 보충해줘야 하는 리스크도 있다.

이런 문제로 인해 원전의 발전 단가가 높아지더라도, 원전 비율을 현재(전체 에너지원의 6%)보다 늘리겠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방침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 배출 감소, 전력의 안정적 공급, 일본 원전 산업계의 확대 요구, 여전히 원전이 싸다는 믿음 등이 두루 작용할 것이란 얘기다. 일본 정부의 기존 에너지기본계획에는 전체 전력원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22~24%, 원자력 20~22%, 화력 56%로 돼 있다.
이 비율을 맞추려면 최소 원전 16기를 더 가동해야 한다. 이미 일본 정부는 40년 이상된 노후 원전을 최근 재가동하면서, 원전 확대로 깜빡이를 킨 상태다.


마이니치신문은 "그간 일본 정부와 전력업계가 호소해 온 원전의 비용상 장점이 흔들리게 된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면에서 원전에 장점이 있다는 점을 계속 활용할 방침이나, 이번 시산 결과로 인해 논쟁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