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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9억이하 매물 나오면 바로 팔려… 한달새 5000만원 뛰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4 17:51

수정 2021.07.14 18:49

서울 9억이하 중저가 아파트 품귀
SK북한산시티 6~7월 31건 거래
59㎡ 6억5천만→7억600만원
전세 부족에 LTV 완화 영향
첫 주택구매 20~30대 많아
이달부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우대 혜택 대상이 상향된 가운데 최근 서울에서 가장 많은 매매거래가 이뤄진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일대 전경. 사진=김준혁 인턴기자
이달부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우대 혜택 대상이 상향된 가운데 최근 서울에서 가장 많은 매매거래가 이뤄진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일대 전경. 사진=김준혁 인턴기자
"며칠 전에는 매수인들이 한꺼번에 많이 몰려와서 다른 중개업소에 손님을 부탁할 정도였다. 비수기인데도 이정도니 휴가철 지나고 나면 매수세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강북구 미아동 A공인관계자)

14일 둘러본 강북구 일대 중개업소들은 평일임에도 집을 보러온 매수자들로 붐볐다. 특히 미아동 'SK북한산시티'는 무주택자들에 대한 LTV 완화방안이 발표된 6월부터 현재까지 31건이 거래되며 서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단지로 인기를 실감케 했다.

미아동 A공인 관계자는 "지난 달부터 이 단지에서 많은 양의 거래가 이뤄지며 현재는 매물이 대거 소진된 상황"이라면서 "최근 집을 보러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집을 최초로 구매하는 무주택자들이 많은데, 무주택자 LTV 우대방안이 나오면서 대출가능 금액이 늘어나자 이를 활용하려는 수요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처럼 올 들어 주택시장의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지만 서울 내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들은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세가격이 다시 꿈틀거리는데다 이 달부터 무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향 기준이 종전 6억원에서 9억원 이하로 확대되면서 중저가 단지 위주의 매수세에 기름을 붓는 양상이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LTV 규제완화에 따른 대출 가능금액을 문의한 후 집을 구매하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미아동 B공인 관계자는 "LTV 완화에도 최대 4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한데, 이를 모르고 계산해 몇 천만원이 모자라 계약을 하려다 못하는 사례도 종종 나오고 있다"면서 "대부분 첫 주택구매에 나선 20~30대가 많은데, 주식으로 번 돈으로 집 구매에 나서는 경우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거래가 늘자 가격도 자연스레 오르고 있는 추세다. SK북한산시티(59㎡)는 지난 달 6억5000만원에서 7억600만원까지 거래된 가운데, 현재 실거주 가능한 매물은 7억5000만원에 나와 있다. 한달새 5000만원 가량 껑충 뛴 상황이다.

인근 성북구 돈암동 한신·한진아파트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곳에서도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10건의 거래가 일어나며 손바뀜이 활발했다. 돈암동 A공인 관계자는 "서울에서 9억원 이하 주택을 찾기 힘들어지면서 비교적 낮은 가격에 거래할 수 있는 단지인 만큼 수요가 꾸준한 상황"이라면서 "매물이 나와도 순식간에 팔려서 매물은 많이 없는 편"이라고 전했다.

돈암동 B공인 관계자는 "지금은 호가가 실거래가로 둔갑할 정도"라며 "더 오를 거라는 기대에 집주인들도 매물을 내놨다가 문의가 오면 매도를 보류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돈암동 한신·한진(68㎡)는 지난달까지 6억7000만~6억9000만원 사이의 매매가를 유지했지만 이달 들어 7억3000만원의 호가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중저가 주택의 매수세 증가는 지난 해부터 임대차법 개정 등으로 전세 매물이 대거 자취를 감춘데다 LTV 요건이 일부 완화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 해부터 새 임대차법과 전세난 등으로 주택가격이 오르는 상황의 연장선"이라면서 "여기에 부분적인 대출규제가 맞물려 돌아가며 서울 중저가 아파트의 거래량과 집값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 김준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