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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필요한 대기업 '공격 행보'… 상반기에만 44조 [새주인 찾기 분주한 기업들]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4 18:28

수정 2021.07.14 18:43

신세계·현대차그룹 등 투자 활발
유동성 많은 PEF도 M&A에 훈풍
추가성장 한계 느낀 기업은 '팔자'
하반기 요기요·휴젤 등 대어급 대기
신성장동력 필요한 대기업 '공격 행보'… 상반기에만 44조 [새주인 찾기 분주한 기업들]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베이코리아와 대우건설, 한샘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M&A가 이뤄지고 있고 해외에서는 테일러메이드와 플러그파워 등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올해 폭발적인 M&A는 자금을 확보한 사모펀드(PEF)와 대기업들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매수에 나선 상황에서 추가 성장에 한계를 느낀 기업들이 팔자에 나서면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경영권 거래규모 60% 급증

14일 글로벌 금융 정보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 30일까지 금액이 공개된 국내 경영권 거래 규모는 43조860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6조4576억원보다 60% 늘어난 금액으로 국내 관련 통계 집계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다. 건수 기준으로는 지난해 511건의 절반 수준인 296건에 불과해 건당 거래액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올해 상반기 M&A가 급증한 이유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M&A 계획을 올해로 미뤘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쓰지 못한 자금을 소진하기 위해 PEF들이 분주하게 움직인 점도 한몫했다. 또 팬데믹 타격으로 미뤘던 투자회수도 늘고 있고 기관투자가들은 대체 규모를 늘리고 있어 시장 참여자도 많아지고 있다.

대기업들의 행보도 눈에 띈다. 실물 경제 침체로 미래 신산업 분야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속도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적합한 매물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평소 재무적투자자(FI)인 경영참여형 PEF가 주도하던 국내 M&A 시장 무게추가 전략적투자자(SI)인 대기업으로 쏠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신세계그룹은 M&A 시장에서 단연 돋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를 시작으로 네이버와 지분스와프, 화성 테마파크 부지 매입, 'W컨셉' 인수 등을 성사시켰다. 특히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3조4400억원에 인수하면서 상반기 최대 딜을 거머쥐었다. 이 외에도 호반건설이 대한전선을, 하이브가 '이타카홀딩스'를,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손창배 키스톤PE 대표는 "기존에는 코로나19 등으로 대형 딜에 SI의 참여가 부족했는데 비축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손바뀜에 나선 e커머스 산업 등에 대한 선제적 투자에 나선 것"이라며 "SI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침체 위기가 막바지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매각 지연된 기업도 수요자 구해

그동안 새 주인을 찾는데 지지부진했거나 물밑에서 수요자를 물색하던 기업도 넘치는 유동성과 M&A 훈풍으로 올 상반기 매각을 완료하거나 매각을 진행 중이다.

국내 1세대 전자상거래 업체 인터파크는 NH투자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하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이베이 등 온라인플랫폼, e커머스 업체들의 M&A가 활발해지자 인터파크 역시 매각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로젠택배도 최근 코앨패션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로젠택배는 매각 도전 세 번 만에 성공한 기업이다.
2017년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되었다가 일주일 만에 포기할 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던 대우건설도 중흥건설의 품에 안겼다.

하반기 요기요와 한온시스템, 휴젤 등 대어급 매물들의 M&A가 마무리될 경우 역대급 M&A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태훈 우리은행 투자금융부장은 "창업 1세대들이 은퇴하고 상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M&A를 통하는 방법이 절세라고 보는 것 같다"며 "사모펀드 운용사 입장에서도 소진하지 못한 펀드 자금이 다수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M&A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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