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국민의힘 입당 문제로 각자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같은 듯 다른 행보가 제헌절 메시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제헌절을 하루 앞둔 16일 두 사람은 이와 관련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윤 전 총장은 '행동'을 강조하며 단 두 줄의 짧은 문장으로 입장을 대신했지만, 최 전 원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개헌론'에 회의적인 입장을 장문의 글로 강조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윤 예비후보의 제헌절 메시지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라며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피로써 지킨 열사들에 대한 참배로 제헌절의 헌법 수호 메시지를 대신하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오는 17일 대권도전 선언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하고 유가족을 만나는 등의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헌법이 보장하고 윤 전 총장이 강조한 자유민주주의를 역사의 현장에서 행동으로 새기겠다는 의지가 메시지에 담겨있다.
이와 달리 최 전 원장은 "대통령도 헌법 아래, 헌법에 충성하고 국민을 섬기겠다"는 장문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최 전 원장이 공개석상에서 발언이 아니라 정치와 관련해 정리된 입장문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핵심 내용은 헌법 정신의 구현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치권에서 부는 '개헌론'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세월 돌이켜 보면 이 나라의 정치가 과연 헌법 정신을 그대로 실천해왔는지 많은 의문이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에 끊임없는 갈등과 극한적인 투쟁이 반복됐다지만 저는 헌법이 규정한 대통령제를 제왕적으로 운영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은 대통령과 헌법 기관의 권한과 책임에 대해서 명확하게 명시하나 그동안 통치행위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 밖에서 행사된 경우가 많았다"며 "현행 헌법대로 국정을 운영해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변화를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법조인 출신에 문재인 정부에서 사정기관장을 지낸 두 사람은 정치에 발을 들이면서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 전 원장이 감사원장 사퇴 17일만에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것이 대표적이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