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바이든 "반도체 장비 中에 팔지마라" 네덜란드 압력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8 17:50

수정 2021.07.18 18:07

안팎서 제동 걸린 '반도체 굴기'
기술보호 앞세워 對中수출 막아
간판기업 칭화유니는 법정관리
【파이낸셜뉴스 서울·베이징=박종원 기자 정지우 특파원】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및 홍콩 문제를 두고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계속 높이면서 중국 역시 보복을 예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중국에 첨단 제조 설비를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네덜란드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네덜란드 정부가 미국 정부의 압력 때문에 수출 허가를 보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장비는 ASML에서 만드는 세계에서 유일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다. 해당 장비를 이용하면 실리콘 웨이퍼에 EUV를 이용해 5㎚(나노미터) 이하의 극도로 미세한 회로를 새겨 넣을 수 있다. 대만 TSMC와 미국 인텔 등 주요 반도체 회사들은 ASML의 노광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으며 중국 또한 1대에 1억5000만달러(약 1712억원)씩 하는 ASML 제품을 수입하려 노력하고 있다.


WSJ는 바이든 정부 관리들이 국가 안보 우려를 들어 네덜란드 정부에 중국 수출 제한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지 1개월도 지나지 않아 네덜란드 정부에 전화를 걸어 양국간 "선진 기술에 대한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며 수출 금지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압박이 사실이라면 2025년까지 반도체 수요의 70%를 자급할 예정이었던 중국의 '반도체 굴기' 계획은 실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중국은 '반도체 굴기'의 상징이었던 칭화유니(쯔광) 그룹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칭화유니에 대한 파산 구조조정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이로써 칭화유니는 법원 관리 아래에서 회생의 길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칭화유니가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이라는 점이 고려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간의 첨예한 대립은 당분간 해소하기 어려워 보인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16일 화상으로 진행된 비공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으나 기대와 달리 미리 녹화된 영상만 보냈다.

같은날 미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대로 회의에 실시간으로 참여했으며 코로나19 백신 문제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에 의하면 바이든은 최근 중국이 신흥시장에 판매한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이 떨어진다는 점을 의식해 "미국은 세계 약 100개국에 5억회분 이상의 안전하고 예방효과가 높은 백신을 기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백신 제공에 어떠한 정치적·경제적 조건도 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홍콩 매체들은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아시아 순방길에 중국에 들러 바이든과 시진핑의 정상회담을 논의한다고 보도했으나 미 국무부는 15일 발표한 일정표에서 셔먼이 18일 출발해 일본과 한국, 몽골을 차례대로 방문한다고만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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