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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두나무도… 가상자산 인덱스 개발 '집중모드'

정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8 17:57

수정 2021.07.18 18:43

두나무, 에프앤가이드 손잡고
시총 상위 5개 종목 반영해 산출
S&P는 가상자산 지수 5종 내놔
美SEC '비트코인ETF' 승인 고심
국내도 코인 파생상품 토대 마련
S&P·두나무도… 가상자산 인덱스 개발 '집중모드'
국내외에서 가상자산 인덱스(지수)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가상자산이 제도권 투자자산에 한걸음 더 가까워지는 것으로, 향후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가상자산 파생 상품 출시가 가시권에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두나무 가상자산 Top5 지수

18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최근 금융 데이터 전문회사 에프앤가이드와 손잡고 'FnGuide X Dunamu Top 5' 지수(이하 Top5 지수)를 발표했다. 두나무는 2018년 5월 국내에서 최초로 가상자산 지수 UBCI(Upbit Cryptocurrency Index)를 출시했고 올 1월에는 실시간 변동성 지수 '디지털 자산 공포-탐욕 지수'를 서비스 개시한 바 있다.

김대현 두나무 데이터밸류실장은 "UBCI는 디지털자산 시장을 있는 그대로 대표하려 했다면 이번에 출시되는 인덱스는 보다 기존 금융권에서의 사용을 목적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24시간 개장돼 있는 것과 달리 Top5 지수는 국내 주식시장의 개장시장과 동일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지수가 산출된다.
그 외 시간의 가격 변동은 다음날 시초가에 반영되도록 설계했다.

주식시장 인덱스에서 종종 사용되는 '시가총액 가중'과 '시가총액 상한' 개념 등을 도입한 것도 현재 주식시장의 방식을 최대한 존중한 것이다. Top5 지수는 업비트 원화마켓 시총 상위 5개 종목으로 구성되며 상위 2종목에 각각 30%의 상한을, 나머지 3종목에 40%의 상한을 동일하게 배분한다.

■S&P도 가상자산 지수 5종 출시

해외에서는 S&P가 가상자산 인덱스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S&P500 등 미국 증시의 대표지수를 산출하는 S&P다우존스인디시즈(S&P Dow Jones Indices)는 최근 총 5종의 가상자산 지수를 출시했다.

240개 가상자산 시장을 추적하는 'S&P 가상자산 브로드 디지털 마켓(Broad Digital Market) 지수(BDM)'를 비롯해 △S&P 가상자산 라지캡 지수 △S&P 가상자산 BDM 이엑스메가캡(Ex-MegaCap) 지수 △S&P 가상자산 BDM 이엑스라지캡(Ex-LargeCap) 지수 △S&P 가상자산 라지캡이엑스메가캡(LargeCap Ex-MegaCap) 지수 등이다.

S&P다우존스인디시즈의 글로벌 책임자 피터 로프만(Peter Roffman)은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의 투명성 기준과 지수 측면의 해결 방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가상자산 시장 지수는 투자자들이 기술 기반의 새로운 투자자산을 접하고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인덱스 파생상품은 아직 출시되지 않고 있다. 미국 증권위원회(SEC)는 스카이브릿지캐피탈이 신청한 '스카이브릿지 비트코인 ETF'에 대한 상장 승인 결정을 놓고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고 있다. 갤럭시디지털 피델리티 아크인베스트 등이 신청한 ETF도 비슷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한 자산운용사가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를 추진했지만 금융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신뢰'가 생명인 인덱스 선점효과

그럼에도 국내외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관련 인덱스 출시에 열중하는 것은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시장은 다양한 형태의 거래소가 있고, 동일한 상품이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가격 데이터의 신뢰성이 중요한 이슈가 되기 마련이다. 이때 신뢰를 가장 잘 증명하는 것이 산출 이력이기 때문에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내에서 자산운용사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된 것도 시장의 조기 형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최근 집합투자기구가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김대현 실장은 "당장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 출시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지수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산출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의미 있는 포석"이라며 "앞으로 글로벌 인덱스 출시 상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 보다 더 다양한 인덱스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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