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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은행 점포서 대출받는 시대 오나

‘MZ 공략’ 메타버스 뛰어든 은행
가상은행 지점 운영 실험 나서
기술 문제·법적 제도 마련 먼길
실제 영업까지는 시간 걸릴 듯
정보기술(IT)분야에서 시작된 '메타버스 열풍'이 은행권으로도 옮겨붙고 있다. 올 하반기들어 은행들은 사내 임직원 회의를 비롯해 교육, 행사 등에 메타버스를 속속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궁극적으로 메타버스 영업점까지 검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러나 은행이 희망하는 메타버스 영업점은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현재 기술적인 문제와 법적 근거 미비 등 풀어야할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메타버스 열풍에 올라탄 은행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자체 행사나 시상식, 사내 연수 등 다양한 분야에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조만간 KBO 프로야구 올스타전을 앞두고 메타버스에서 고객 참여 행사를 갖는다. 일반인들이 은행권이 만든 메타버스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 제페토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개관했다. 이 캠퍼스는 하나금융그룹이 지난 2019년 5월 인천 청라에 문을 연 실제 연수원의 구조와 외형을 그대로 재현했다. 우리은행도 메타버스를 통해 은행장과 MZ세대 직원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은행장과 행원이라는 직급에서 벗어나 MZ세대 직원들과 수평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은행장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MZ세대(1981~2000년생) 직원들과 '디지털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메타버스에서 '전광석화'라는 닉네임으로 직원들과 소통을 했다.

DGB금융그룹도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긴 마찬가지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5명과 제페토에서 경영 현안회의를 했다. 사회공헌 시상식도 메타버스에서 진행했다.

SC제일은행도 금융권 최초로 메타버스 공간에서 하반기 디지털 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메타버스에서 워크숍·회의를 개최할 뿐만 아니라 가상은행 지점·디지털 고객 체험관을 개설하고 고객 상담을 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구축하기 위해 테스트베드를 추진하고 있다.

전진수 SK텔레콤 메타버스 컴퍼니장은 "보수적인 이미지의 은행들이 메타버스를 활용해 MZ대세와 소통을 늘리는 것은 효과적"이라며 "메타버스를 활용하면 친밀감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 은행 영업점은 시기상조"

시중은행들은 최종적으로 메타버스 영업점을 구축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복수의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영업점 환경 구현을 통한 모든 금융서비스를 메타버스에서 실현하는게 목표"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디지털그룹 차원에서 메타버스 기반 채용설명회, 직원 연수 등에 대한 사업 등을 검토하고 있고 최종적으로는 영업점 개설이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초기 검토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순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상세계에서도 자산의 교환, 상품의 구매하고 이를 현실세계에서 교환해주는 등의 경제적 활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누군가는 은행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은행들에게는 충분한 사업적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메타버스 기반 은행 영업점이 현실화 되기 까지는 앞으로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이제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현실화 가능성 조차도 가늠할 수 없다는 것.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구현이 가능한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20개는 더 된다"고 전했다.


법제도적 근거 마련도 걸림돌이다.

금융 활동은 엄격한 통제 아래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기술보다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는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양한 자산 거래 등을 하기 위한 기반 마련과 함께 소비자보호를 위한 장치 등 검토해야 할 것이 많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