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미국 경제, 2분기 정점… 내년 성장률 3.2%로 둔화"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9 17:58

수정 2021.07.19 18:18

WSJ, 이달 경제 전문가 설문
美 물가 13년來 최대폭 급등
연준, 일시적 인플레 진단에도
예상보다 가파르다는 점 실토
중국은 'V자 회복' 마침표
"미국 경제, 2분기 정점… 내년 성장률 3.2%로 둔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 2·4분기 정점을 찍고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최근 중국도 1·4분기에 경기 회복세가 정점을 찍고 2·4분기에 곧바로 성장이 둔화됐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 둔화는 중국보다 시기적으로 한 분기 늦은 셈이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2·4분기 성장률이 9.1%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으며 3·4분기에는 7%로 하락하고 내년 2·4분기에는 3.3%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연간 경제성장률도 올해 6.9%에서 내년에는 3.2%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WSJ이 이달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같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올 봄에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증가와 정부의 대규모 지원금, 사업장 재개 등이 소비 지출을 촉진시켰으나, 폭발적인 성장은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13년 사이 최대폭 급등하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 하반기 경제 전망은 더욱 어둡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08년 후 가장 큰 5.4%란 상승률을 기록하며 5월 상승률(5%)과 전문가 예상(4.9%)을 모두 웃돌았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등 미국의 경제 수장들도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몇 개월은 더 갈 것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기존의 '일시적' 인플레이션 전망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기존 예상보다 더 가파르다는 점은 시인하고 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 둔화는) 정상적인 흐름"이라며 "영원히 9% 성장을 기대해선 안 된다"라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다시 일자리를 구하면서 소비 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아동수당으로 각 가정에 매달 최대 300달러를 지급하는 등 경기부양책이 이어지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엘런 젠트너 모간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성장률이 정점을 지났으나 급격히 하락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보다 온건한 확장 단계로 접어들었다"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미 경제가 내년에도 일자리 증가와 지속적인 재정 지원 등에 힘입어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 15일 2·4분기 경제성장률이 반 토막 이상 추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기저효과가 약화됐고,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V자' 경기회복이 끝나면서 중국 정부는 하반기에 1조위안(약 177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에 돌입했다.

중국의 이같은 2·4분기 경기둔화는 코로나19 기저효과가 2·4분기 들어 소멸했고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이 중국 경제에 부담을 줬다는 평가다.
또 미국의 제재로 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산업군의 반도체 부족 현상이 가중됐으며 광둥성, 윈난성 등에서 코로나19 델타 바이러스 감염이 산발적으로 이어진 것도 영향을 줬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