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반도체 대란에… 스마트폰도 타격, 출하량 10% 줄고 도매가 5% 뛰었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0 18:05

수정 2021.07.20 18:16

전세계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동차, 컴퓨터, 가전제품에 이어 스마트폰 업계도 2.4분기부터 생산 차질이 시작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2·4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1·4분기 대비 10% 준 것으로 추산했다. 공급량 부족으로 전세계 스마트폰 도매가격도 올 2·4분기에 5% 가까이 폭등했다.

카운터포인트는 통상 2·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많은 경향을 보이지만 올해는 예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1·4분기 반도체 대란 속에서도 탄탄한 성장을 지속했던 스마트폰 시장이 2·4분기부터 삼성전자, 애플, 구글, 샤오미 등 모든 공급업체에서 생산 차질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 삼성전자의 경우 고급 플래그쉽 기종 생산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지난 2·4분기 출하가 전분기에 비해 20%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CLSA의 선임 애널리스트 산지브 라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가 2·4분기 약 6500만대 수준일 것으로 추산했지만 지금은 반도체 부족 영향을 감안해 이를 5800만대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고 전했다.

생산량 감소로 일부 제품의 경우 출하 지역을 제한하고 있다. 알파벳 산하 구글은 픽셀폰 5a 5세대(5G) 이동통신 모델을 미국과 일본에서만 출하하기로 했다. 전세계 시장에 모두 공급할 만큼 생산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는 않다. 카운터포인트는 올 하반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1년 전 7억6100만대에 비해 겨우 1.3% 증가한 7억7100만대 수준에 그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샤오미는 지난 3월 인도에서 161달러에 출시한 레드미노트10 모델 가격을 이달 8% 높은 174달러로 인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과 삼성전자 고급 기종을 제외한 나머지 스마트폰은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면서 전세계 스마트폰 산업의 80% 이상이 반도체 부족 충격에 노출돼 있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부족에 따른 부품가격 상승은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상쇄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2%를 넘은 적이 없던 전세계 스마트폰 도매가격은 올 2·4분기 5% 폭등했다.

스트래터지의 닐 모스턴 상무는 출하 감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업체들이 가격 결정력을 갖고 있어 순익이 증가하지 못한다 해도 실적이 악화하는 것은 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스턴은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가격이 거의 대부분 오를 것을 예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겪는 반도체 부족은 전방위적이다.
전력관리 반도체부터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4세대(4G), 5G 반도체 등 모든 반도체가 부족해지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