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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 선박 10만척 검사… 10년내 해양사고 절반 줄일 것" [인터뷰]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1 17:37

수정 2021.07.21 17:37

김경석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선박검사원 50명 증원 방침
AI 기반 스마트시스템 구축
해양교통안전 방송국 추진
선박안전지원센터 건립 진행
"연안 선박 10만척 검사… 10년내 해양사고 절반 줄일 것" [인터뷰]
심각한 해양사고 예방을 위해 선박검사원을 증원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아울러 육상의 한국교통방송처럼 해양교통 안전을 지원하는 전문방송국 설립이 이르면 연내 추진된다.

취임 두 달차를 맞은 김경석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이사장(사진)은 지난 19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선박 안전상태를 점검하는 검사원 50명 이상이 더 필요하다는 외부용역 결과에 따라 지속적인 정원 증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교통안전공단은 안전한 바닷길을 위해 우리나라 연안을 항해하는 10만여척의 선박을 검사하고, 해양교통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바닷길 안전 종합관리기관이다. 선박관리가 공단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지만, 검사원은 현재 약 160명에 불과하다. 검사원 1명이 연평균 240여척을 검사한다.


■해양사고 50% 저감 목표

김 이사장은 "검사업무의 특성상 검사대상 선박이 위치한 항·포구 등으로 이동하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특히 최근 들어서는 해양사고 예방을 위해 무상안전점검, 해양사고 예방 캠페인, 연료유·냉각수 등 유체성능 분석 진단서비스 지원 등 검사업무 외 업무도 늘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선박의 안전성과 무관한 단순 실수나 오기 등이 사정당국의 수사·조사로 이어지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자동차 사고와는 달리 선박의 경우 사고 발생 시 검사원이 수사를 받게 돼 있다. 이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많은 검사원이 공단을 떠나고 있다. 김 이사장은 "검사원들이 불필요한 조사를 받지 않도록 검사매뉴얼 표준화 등 외부기관 간 협조체계를 강화해 안정적인 검사여건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검사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종합정보포털시스템을 구축하고, 교육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이 검사원 챙기기에 나선 건 '사람 중심'이라는 그의 확고한 경영철학과 맞닿아 있다. 1980년 처음 기관사로서 외항선에 승선해 5년간 승선활동을 한 뒤 30년 넘도록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교수로 일한 그는 해양수산업 종사자 교육·훈련과 선원 복지 향상에 관심을 두고 강의와 연구 활동을 해왔다.

김 이사장은 "전문역량과 올바른 선원정신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면서 보람을 느꼈다"며 "이 같은 경험을 살려 공단에서도 국민의 안전과 함께 직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목표로 '사람 중심'의 경영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해양교통안전방송 개국 기반 마련

김 이사장은 또한 해양교통안전 전문방송국 개국을 위한 초석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육상의 한국교통방송처럼 해양교통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각종 바다안전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공단은 한국교통방송과 인력을 교환해 업무교류를 하고 있으며, 이르면 연말 안에 추진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어선이나 여객선, 유람선뿐만 아니라 어촌의 양식 등에서도 파도나 해류, 기상정보 제공이 중요하다"며 "낚시, 유람선 해양관광 등에 대한 정부 정책이나 안내정보 등만 해도 많은 콘텐츠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사업은 많은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단계는 거치지 못했다"면서 "현장을 찾아 어업인, 지자체의 의견을 듣고 발전 방향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또한 스마트 선박안전지원센터, 해양교통안전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주요 사업이 잘 안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인천, 목포 두 곳에서 건립 중인 스마트 선박안전지원센터는 육상의 자동차검사소와 같이 선주들이 직접 찾아와 선박검사를 받는 시설이다. 검사원이 정박된 선박을 찾아가 검사하던 기존 방식보다 정밀한 검사가 가능하며, 종사자 안전교육과 무상점검 서비스도 이뤄질 전망이다.


김 이사장은 "올해는 특히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며 "중장기 경영목표인 '10년 이내 해양사고 50% 저감' 목표 달성을 위해 혁신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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