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대하던 '노르트스트림2'
지난주 독일과 정상회의서 합의
러시아가 에너지 무기화하면
유럽차원 수출제재 나서기로
'킬 스위치'조항은 독일이 거절
지난주 독일과 정상회의서 합의
러시아가 에너지 무기화하면
유럽차원 수출제재 나서기로
'킬 스위치'조항은 독일이 거절

미국의 반대로 중단됐던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 공사가 재개된다.
독일의 동맹국인 미국이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서 건설에 반대해왔던 입장을 철회한 것에 따른 것이다.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는 러시아 견제와 유럽 동맹 강화라는 선택지 가운데 우선 동맹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양국 관계자를 인용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15일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합의 사실을 이르면 21일 발표할 전망이다.
95억달러(약 10조9630억원)가 투입되는 노르트스트림2는 발트해와 우크라이나를 거쳐 러시아 천연가스를 독일로 보내는 해저 가스관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운반되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를 줄이고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원활하게 운송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독일은 특히 우크라이나 분쟁 당시 우크라이나가 노르트스트림1을 잠궈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됐던 전례를 들어 대체 운송시설 건설에 사력을 다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새 가스관이 건설되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 운송비를 받을 수 없고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유럽을 압박할 수 있다며 건설을 반대했다. 미 의회는 지난 2019년에 노르트스트림2 건설 관련 기업을 제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같은해 12월부터 건설이 전면 중단됐다.
WSJ는 바이든이 러시아를 견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동맹 강화라고 판단했다고 분석했다. WSJ는 이번 합의문에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활용할 경우 독일이 독자 견제에 나서고 유럽 차원에서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제재하도록 하는 조항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든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등 주변국이나 서방에 위협을 가할 경우 독일이 가스 수송을 즉시 끊을 수 있는 '킬 스위치' 조항을 요구했으나 독일에서 거절했다. WSJ는 해당 사업에 독일 민영 기업이 참가한 만큼 킬 스위치 조항이 작동하면 법적 분쟁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양국은 이외에도 이번 합의에 우크라이나 친환경 에너지 기반시설 건설을 위해 10억달러의 기금을 조성하고 독일이 1억7500만달러를 초기 투자하기로 했다. WSJ는 바이든이 합의 이후에도 이달 메르켈의 백악관 고별 방문을 부각하기 위해 합의 발표를 미뤘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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