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후판가 급등에…조선 빅3, 수주잔치에도 2분기 어닝쇼크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1 17:45

수정 2021.07.21 17:45

한국조선해양, 9000억 영업손실
삼성重·대우조선해양도 적자 전망
업계 강재 인상분 충당금에 선반영
하반기엔 실적개선 기대감 커져
후판가 급등에…조선 빅3, 수주잔치에도 2분기 어닝쇼크
한국조선해양이 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 충격에 올해 2·4분기 약 9000억원 적자의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수주 랠리에도 불구하고 후판 가격 상승분을 충당금으로 쌓으며 국내 조선 3사는 2·4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조선부문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2·4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7973억원, 영업손실 89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선박 건조물량 증가로 전분기 대비 3.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올 들어 수주량 증가 및 선가 상승에도 급격한 강재가 인상 전망으로 조선부문에서 896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선반영한데 따른 것이다. 해양부문은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플랜트부문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공정 지연의 영향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강재가 급등 전망에 따라 예측 가능한 손실액을 보수적으로 반영하면서 일시적으로 적자 규모가 커졌다"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의 2·4분기 어닝쇼크는 어느정도 예견됐다. 조선사들이 하반기에 있을 후판가 상승분을 2·4분기 충당금으로 쌓아 부실을 일거에 털어버리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 조선업계에 따르면 원자재가 영향으로 후판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포스코는 하반기 조선용 후판 공급가를 t당 115만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평균 후판값은 지난해보다 12만원이나 오른 t당 72만원으로 수준으로 전해졌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새로 만든 배의 가격을 지수화한 신조선가는 약 40% 상승했지만, 후판 유통가는 100% 가량 올랐다"면서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상반기 후판 공급가 대비 하반기 약 60% 수준의 가격 인상이 이뤄지며 조선사들의 실적에 상당한 악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아직 2·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각각 2403억원, 18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2·4분기 조선 3사의 합산 영업손실만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조선사들이 올해 2·4분기 후판 가격 인상분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만큼 향후 실적 턴어라운드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원자재가 인상이 선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데다, 안정적인 수주잔량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에만 총 162척(해양플랜트 2기 포함), 140억불을 수주하는 등 연초 세운 조선·해양부문 목표액 149억불을 조기에 달성, 2년 반치 이상의 안정적인 수주잔량을 확보한 상태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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