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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대출금리 이미 오름세… 영끌족·자영업자 이자부담 비상 [버튼 눌러진 가계부채 시한폭탄 ]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1 18:35

수정 2021.07.21 18:35

기준금리 인상 기정사실화되면서
주담대 금리 기준 ‘코픽스’ 상승세
은행 우대금리 혜택도 더 축소돼
코로나 덮친 취약계층 ‘설상가상’
시장 대출금리 이미 오름세… 영끌족·자영업자 이자부담 비상 [버튼 눌러진 가계부채 시한폭탄 ]
'가계부채 1700조원, 자영업자 대출 840조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가계 및 자영업자들의 하반기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 이미 올해 들어 시장금리는 들썩이고 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도 상승세로 전환됐다. 부동산 투자와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가계부채, 자영업자 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들 대출이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가계·자영업자 대출 금리는 벌써 들썩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금리인상 선반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 시작 시점은 코로나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경제가 회복되면 금리도 정상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4대 시중은행의 7월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49∼4.03%다. 1년 전(2.25∼3.96%)보다 최저금리가 0.24%포인트 올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 가운데 코픽스가 아닌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이른바 '혼합형(고정금리)'은 금리 상승 폭이 더 컸다. 혼합형 금리는 지난해 7월 말 2.17∼4.03%에서 현재 2.89∼4.48%로 상단과 하단이 각 0.72%포인트, 0.45%포인트 뛰었다.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금리도 상승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에 따르면 올해 7월 자영업자 보증서담보 기준 대출 금리는 2.05~2.81%였다. 지난해 7월에는 1.99~2.61%였던 것을 감안하면 소폭 상승한 셈이다. 특히 각 은행이 자영업자에게 주는 우대금리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산금리가 인상되면서 금리가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산금리는 연체율이나 업종 신용평가 등으로 이뤄지는데 코로나19로 업종 등급이 하락하면서 가산금리 등이 일부 상승했다"고 전했다.

■영끌족, 자영업자 이자부담 비상

대출 금리 상승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 16일부터 은행들이 적용한 6월 기준 코픽스(신규 취급액)는 0.92%로 전월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월부터 0.8%대에서 움직이던 것이 지난달 크게 오른 것이다. 지난해 7월(0.81%)과 비교하면 1년 새 0.11%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다 올 초부터 가계대출 증가를 둔화시키기 위한 우대금리 혜택을 줄인 시중은행들이 최근 혜택을 더 축소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 더 내렸으며 농협은행도 지난달 중순부터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주택 외 부동산담보대출의 우대금리를 0.1∼0.2%포인트 깎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 인상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8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부터 본격적인 금리인상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 것. 금리가 인상되면 이자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가계대출 이자는 11조8000억원, 자영업자 대출 이자는 5조2000억원이 증가한다.


문제는 '영끌' 투자족과 코로나19로 영업회복이 안되고 있는 자영업자들이다.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1년6개월 동안 시행한 대출만기 연장, 이자유예 프로그램이 9월에 종료되면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대출금리도 0.7%포인트가량 상승한다"며 "기존 영끌 등 대출을 받아서 주식·부동산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이는 소비진작에 어려움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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