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시황

'머스크 덕' 비트코인 3만2000달러 낌짝 반등...전망은 여전히 '흐림'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2 15:44

수정 2021.07.22 15:44

이틀만에 반등...400만원 회복하며 3만2000달러 찍어
거시적 요인 제거되지 않아 하락 예측 우세
1만7000달러 대 예측하는 전문가도 있어
[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BTC)이 이틀만에 약 400만원 오르며 깜짝 반등에 성공했다.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인 3만달러를 넘어섰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시적인 상승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하락을 이끌었던 요인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틀만에 3만2000달러 대 반등

20일 3만달러 저항선이 깨지면서 장기 하락 우려를 자아냈던 비트코인이 이틀만에 3만2000달러 대를 넘기며 반등했다. /사진=뉴스1로이터
20일 3만달러 저항선이 깨지면서 장기 하락 우려를 자아냈던 비트코인이 이틀만에 3만2000달러 대를 넘기며 반등했다.
/사진=뉴스1로이터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22일 오전 3시경 3만2752.33달러(약 3767만원)까지 올랐다. 이틀 전인 지난 20일 2만9360.96달러(약 3376만원)까지 떨어졌다가 하루만에 3만달러를 회복했고, 이날은 3만2000달러를 회복한 것이다. 이틀만에 11% 올랐다.

비트코인의 3만달러(약 3450만원) 저항선이 무너지면서 1만달러 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공포는 해소됐다.

이더리움(ETH)도 20일 1722.05달러(약 198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이날 2025.68달러(약 233만원)로 이틀만에 17%(약 35만원) 올랐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시세 회복에 따라 20일 1조1625억달러(약 1337조원)까지 떨어졌던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이날 1조3226억달러(약 1521조원)로 약 14% 증가했다.

"하락 촉발한 거시적 요인 여전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한 행사에 참석해 여전히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더리움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고점에 오른다 해도 매도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AP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한 행사에 참석해 여전히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더리움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고점에 오른다 해도 매도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AP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시세가 이틀만에 반등을 성공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인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비트코인 하락을 유발했던 △인플레이션 우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경기둔화 △미국의 가상자산 서비스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 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가상자산이 반등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1일(이하 현지시간) 가상자산 컨퍼런스 '더 B 워드'에서 "비트코인, 도지코인(DOGE) 외에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시세가 올라도 매도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상자산 거래소 루노(Luno)의 아시아태평양담당 비제이 아이야르 책임자는 장기 하락에 앞서 잠시 회복세를 보이는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며 비관적인 예측을 내놓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이 3만3000달러(약 3795만원)를 넘기지 못하는 한 2만4000~2만5000달러(약 2761만~2876만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비제이 아이야르 책임자는 21일 CNBC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우려, 코로나19 등 거시적인 요인들이 자산시장을 짓누르는 가운데 더 많은 규제가 있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자컨설팅 회사 뉴스트리트어드바이저의 델라노 사포르 설립자는 비트코인이 1만7000달러(약 1956만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더욱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연초 비트코인 상승을 주도했던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고 있는 것도 우려할만한 점이다. 27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영국 투자회사 러퍼투자관리는 당초 전체 포트폴리오의 2.5%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고점에 이르렀을 당시 11억달러(약 1조2600억원)의 차익을 내고 매도했다. 이 회사는 최근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이 위험하고 투기적인 자산의 특성을 보이고 있었고, 더 이상 자산의 다양화를 위해 의도했던 역할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코로나 변이·규제... 삼중고

인플레이션 우려, 코로나19 확산, 가상자산 규제 확대 등 시세 하락을 촉발한 요인들이 여전히 상존해 있어 장기적으로 시세 하락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더 많은 상태다.
인플레이션 우려, 코로나19 확산, 가상자산 규제 확대 등 시세 하락을 촉발한 요인들이 여전히 상존해 있어 장기적으로 시세 하락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더 많은 상태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최근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에 비해 5.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8년 8월 이후 1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6월 CPI는 전월에 비해서도 0.9% 상승했다. 영국 통계청(ONS)도 6월 소비자물가가 6월에 전년동기 대비 2.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인플레 목표치 2%를 웃돈 것으로 3년 만에 가장 높다. 5월 물가상승률인 2.1%에 이어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고 있지만 비트코인의 헤지(위험회피) 기능은 약화됐다. 오히려 변동성에 대한 우려로 연초 '디지털금'으로까지 불리며 안전자산의 성격을 기대했던 분위기가 사그라들었다.

특히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이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 해도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조기금리 인상 카드를 내밀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설상가상 전세계에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며 경기둔화에 따른 투자위축 심리도 가상자산 시장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 등 가상자선 관련 서비스에 대한 전방위 규제 방안 마련에 대한 움직임도 현재진행형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9일 "재닛 옐런 장관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틀을 마련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재무부는 몇 달 내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미국 뉴저지 주정부 증권국은 글로벌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 서비스 제공업체 블록파이의 이자수익계좌 제공을 중단하기 위한 약식명령서를 발부하기로 했다.


블록파이에 대한 이번 규제는 디파이 서비스에 대한 첫 단속이어서 미국에서 가상자산을 이용한 금융 서비스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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