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장르포] 역대급 폭염 속 백신 접종 고3 '북적'..."오전 대비 6배"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2 15:58

수정 2021.07.22 15:58

22일 오후 1시 30분경 덕원여고 3학년 학생들이 강서구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위해 긴 대기행렬에 있는 모습이다. 일부 학생들은 앉을 자리가 부족해 서서 기다리고 있다.
22일 오후 1시 30분경 덕원여고 3학년 학생들이 강서구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위해 긴 대기행렬에 있는 모습이다. 일부 학생들은 앉을 자리가 부족해 서서 기다리고 있다.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1차 백신접종이 지난 19일부터 진행된 가운데 일부 접종현장에선 수백명의 학생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낮 최고온도가 36도에 달하는 폭염 속에서 장시간 기다린 학생들은 더운 숨을 몰아쉬었다.


■고3들 "일찍 와야 대기 안 해요"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예방접종센터에는 백신 접종을 하기 위해 고3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오후에 방문하면 대기가 길어질 것을 우려해 이른 아침부터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것이다.

미리 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을 서던 덕원여고 3학년 김나리양(18)은 "우리 학교 학생 수가 많아 오래 대기해야 할 수도 있어서 일찍 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엔 마포고, 서울항공비즈니스, 한서고, 오후엔 덕원여고, 세현고 등 총 1600명 내외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실시됐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부받은 예진표를 제출하고 손소독과 체온측정을 마친 후 대기실에서 접종 순서를 기다렸다.

학생들과 같이 백신을 맞으러 왔다는 마포고 3학년 교사 A씨는 "학생들을 분산시키기 위해 3학년 전체를 10반으로 나누고 예방접종센터 방문 시간대를 정했다"며 "선생님들끼리 단톡방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접종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부터 접종까지 약 1시간 정도 걸렸다는 마포고 3학년 정재원군(18)은 "크게 이상 증상은 없지만, 백신을 맞은 팔에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덕원여고 3학년 B양은 "며칠 전에 백신 접종한 친구가 늦게 가면 고생한다고 해서 일찍 왔다"고 전했다.

신 접종을 마친 학생들 대부분은 곧바로 귀가했지만, 한 남학생은 접종 후 발열 증상이 나타나 응급실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송을 도운 의료진 C씨는 "이상 증세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학생들이 접종 후 10분간 대기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후에 몰리는 접종…"2시간 기다렸다는데"

강서구 예방접종센터는 대기줄이 길어지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오전, 오후반으로 나눠 운영했다. 폭염을 대비해선 그늘에 대기실을 마련하고, 대형 선풍기 여러 대를 비치하는 등 환경 정리에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15~20분간의 대기줄이 생기며 비교적 순조롭게 운영되던 오전과 달리 오후에는 학생이 몰렸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접수와 동시에 학생들이 길게 늘어섰고, 그 수는 오전보다 6~7배 많아 보였다.

이 같은 양상은 전날인 21일에도 나타났다고 한다. 전날 오후에는 약 700명의 학생이 동시에 방문하면서 대기시간이 2시간에 달했다고 전해졌다.
백신접종을 마친 한 학생의 부모는 "폭염 속 운동장에서 2시간 동안 대기했다는데 성질이 나더라"라며 "왜 일을 이렇게 처리하는 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교육부는 전국 290곳의 예방접종센터에서 고3학생과 고교 교사 및 교직원 63만2000명을 대상으로 1차 백신접종을 오는 30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고3의 경우 휴학 중이거나 2022학년도 대입에 응시하는 조기 졸업자까지 접종 대상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 우아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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