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1일IT템]걸으면 전기가 만들어진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6 06:40

수정 2021.07.26 06:40

성균관대 김상우 교수팀, 몸속에 넣는 자가발전기 개발
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김상우 교수팀이 마찰전기 발전 소자를 5개 쌓아 관성 구동 마찰전기 발전기(왼쪽과 가운데)를 만들었다. 이 마찰전기 발전기는 상업용 수은 건전지(오른쪽)와 크기가 비슷하다. 성균관대 제공
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김상우 교수팀이 마찰전기 발전 소자를 5개 쌓아 관성 구동 마찰전기 발전기(왼쪽과 가운데)를 만들었다. 이 마찰전기 발전기는 상업용 수은 건전지(오른쪽)와 크기가 비슷하다. 성균관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걷거나 인체 움직임만으로도 전기를 만드는 자가발전기를 개발했다. 이 자가발전기는 몸 속에 삽입할 수 있어 심장박동기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을 통해 이 자가발전기와 심장박동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에 성공했다.

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김상우 교수팀은 걷기만 해도 전기를 만들어내는 동전만한 자가발전기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김상우 교수는 "인체 움직임을 이용해 체내 의료기기를 충전할 수 있어, 기존 인체삽입형 의료기기의 동력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직경 3㎝, 높이 2㎜ 정도의 동전형 수은전지 만한 마찰전기 발전 소자를 5개 쌓아 자가발전기를 만들었다. 이 자가발전기는 사람 걸음걸이 정도의 움직임만으로도 약 40㎼의 전기를 만들어냈다.

공동 연구진은 박스 속 물체가 외부 움직임에 의한 관성으로 인해 쉽게 움직인다는 점에서 자가발전기 힌트를 찾았다.

이 자가발전기는 의료용 소재로 완전 밀폐했다. 그럼에도 신체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관성과 중력에 의해 수직 운동하는 자유무게층과 고정된 물질층 간의 마찰로 전기가 만들어졌다. 만들어진 전기는 전원 관리 집적 회로(PMIC)를 이용해 배터리를 충전했다.

연구진은 실험에서 발전소자가 발전하는 에너지양을 역산했다. 그결과 심장박동기의 수명을 약 10% 이상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밝혀졌다. 향후 집적화된 소자의 개수를 증가시키면 발전 출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진은 개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다양한 움직임에서 전기가 만들어지는 것을 무선 계측 시스템으로 확인했다. 또한 발전소자가 인체에 무해하고 실제 동물 움직임을 활용해 커패시터와 배터리를 충전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마찰과 움직임을 이용한 인체삽입형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다.
기존 무선 에너지 송신 기술과 다르게 전자파나 발열 등이 없어 체외로부터의 충전 없이도 몸 속에 삽입한 의료기기가 오랫동안 작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김상우 교수는 "우리는 동물실험을 통해서 체내에서의 배터리 충전과 자가발전형 심장박동기 시스템까지 실제 증명해냈으며, 후속 연구를 통해 발전 효율을 더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김상우 교수팀이 의료기기업체 '에너지마이닝' 박현문 대표와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 교수팀과 함께 자가발전기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16일자로 온라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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