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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갯벌’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15개 세계유산 보유(종합)

신안갯벌, 조수로와 조류세곡이 빚은 섬갯벌 전경 /사진=문화재청
신안갯벌, 조수로와 조류세곡이 빚은 섬갯벌 전경 /사진=문화재청

[파이낸셜뉴스]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는 26일(한국시간) ‘한국의 갯벌’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는 당초 2020년 7월에 중국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됐으며, 지난 16일부터 31일까지 전면 온라인으로 개최중이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갯벌’은 △서천갯벌(충남 서천), △고창갯벌(전북 고창), △신안갯벌(전남 신안), △보성-순천갯벌(전남 보성·순천) 등 총 4개로 구성된 연속유산으로 5개 지자체에 걸쳐 있으며, 모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한국의 갯벌’을 포함해 총 15개소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자연유산·복합유산으로 구분되는데, 이번 ‘한국의 갯벌’은 2007년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14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등재되는 세계자연유산이다.

신안군 압해읍 광립갯벌 /사진=문화재청
신안군 압해읍 광립갯벌 /사진=문화재청

지난 5월,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은 ‘한국의 갯벌’에 대해, ‘지구상의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중요한 서식지’라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유산구역과 완충구역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려(Defer)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194개국 중 투표권을 갖는 21개 위원국으로 구성된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에 대해 만장일치로 세계유산에 등재할 것을 결정했다.

키르기즈스탄을 비롯한 13개국이 ‘한국의 갯벌’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고자 하는 의결안을 공동으로 제출했다. 키르키즈스탄을 포함해 호주, 우간다, 태국, 러시아, 오만, 에티오피아, 헝가리, 이집트, 브라질, 나이지리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우디아라비아, 과테말라, 바레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이 등재 지지 발언을 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이 지구 생물 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크므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갯벌’은 2010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문화재청은 2018년 1월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세계유산센터로 제출했으나, 지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세계유산센터의 검토 의견에 따라 신청서를 보완하여 2019년 1월에 등재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이후 2019년 10월부터 2020년 3월까지 IUCN으로부터 현장 실사와 전문가 데스크 리뷰를 거쳤으며, 최종적으로 IUCN이 지난 5월 ‘반려’ 의견을 제시하면서 등재 여부가 불투명했었다.

신안군 갯벌 /사진=문화재청
신안군 갯벌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자문기구의 ‘반려’ 의견이 공개된 후 유산구역과 완충구역 확대를 위해 자문기구가 확대를 권고한 갯벌 소재 지자체를 방문하고, 합동 설명회를 개최해 세계유산 등재의 중요성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주요 갯벌이 소재한 지자체로부터 세계유산 확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약속받았으며, 해양수산부 또한, 해당 지자체의 신청이 있는 경우 습지보호구역의 신속한 지정에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자문기구의 의견 공개 후 세계유산위원회 개최까지 약 2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세계유산위원회의 21개 위원국으로부터 ‘한국의 갯벌’을 세계유산에 등재하는 결정을 이끌어 내기 위한 신속한 활동을 전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이라는 악조건과 각국의 시차 속에서도 각 위원국의 대표단 및 전문가 그룹을 설득하기 위한 화상 회의를 개최해 ‘한국의 갯벌’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우리 정부의 향후 유산 확대 계획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외교부, 특히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는 문화재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였다. 이와 함께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파트너십과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 등 국제기구와 NGO들은 ‘한국의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를 표명하면서 힘을 보탰다.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우리나라가 1988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하고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 3개소를 세계유산으로 첫 등재한 이후 최초로 ‘자문기구 의견을 2단계 상향한 세계유산 등재 성공’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고창 갯벌 /사진=문화재청
고창 갯벌 /사진=문화재청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등재 결정과 함께,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2025년)까지 유산구역을 확대하고 △추가로 등재될 지역을 포함하여 연속 유산의 구성요소 간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할 것을 권고했다.

또 △유산의 보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적 개발에 대해 관리하고 △멸종 위기 철새 보호를 위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EAAF)의 국가들과 중국의 황해-보하이만 철새 보호구(2019년 세계유산으로 등재)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도 권고사항에 포함시켰다.
문화재청은 권고 사항의 이행을 위해 관련 기관들과 꾸준히 협의할 예정이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사무국(EAAFP) 더그 와킨스 대표는 “한국의 갯벌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세계에서 가장 큰 조간대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황해 지역을 보호하는 데에 있어 매우 큰 발걸음”이라며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통해 우리의 중요한 습지가 가장 높은 수준의 보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넓적부리도요, 알락꼬리마도요, 흑두루미와 같은 멸종위기종 등 22개의 국가를 방문하는 수백만 마리의 이동성 물새들에게 매우 유익할 것”이라며 “황해의 국가들, 즉, 대한민국, 중국, 북한 간의 국제적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며, 세계유산 지역의 습지 생태계를 온전하게 생태적 기능을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