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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LA 金' 감동에 양궁단 만들고 아들은 진천에 도쿄와 똑같은 양궁장 지었다 [정몽구·정의선 父子, 37년 양궁사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7 18:47

수정 2021.07.27 18:47

2008 베이징때는 아버지
2016 리우때는 아들이…
2020 도쿄선 아버지 몫까지 응원
관중 가득한 야구장서 활쏘기
정몽구 애정 담긴 특급 아이디어
팀코리아 경기마다 온 정의선
마사지건·멘털 관리 '책' 선물도
2008년 베이징 대회 직후 양궁 대표단의 선전을 축하하기 위한 ‘양궁인의 밤’ 행사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박성현 선수와 악수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좌). 리우 대회 여자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장혜진 선수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우)
2008년 베이징 대회 직후 양궁 대표단의 선전을 축하하기 위한 ‘양궁인의 밤’ 행사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박성현 선수와 악수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좌). 리우 대회 여자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장혜진 선수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우)
2020 도쿄올림픽 양궁의 눈부신 성과는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지만 그 뒤에는 비인기종목 양궁을 37년간 체계적으로 후원해 온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양궁 사랑이 있었다. 한국 양궁은 지난 1984년 LA 대회부터 2020 도쿄 대회 남자단체전까지 금메달 26개, 은메달 9개, 동메달 7개를 획득했다. 같은 기간 양궁 종목에 걸린 전체 금메달의 70%를 차지한 셈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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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대한양궁협회장)은 지난주 미국 출장을 마치자마자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양궁 국가대표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곧바로 일본을 찾았다. 정 회장은 여자 단체전에서 남자 단체전까지 금메달 획득의 순간을 함께하며 주요 경기마다 열띤 응원을 펼치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이번 도쿄올림픽을 위해 양궁 훈련장 등 인프라부터 선수들 심리적 안정까지 세심하게 챙겼다.
경기가 열리는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과 똑같은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만들었고, 예상되는 음향·방송 환경 등을 적용한 모의 대회를 개최하도록 했다.

지난해 1월에는 선수들이 도쿄대회와 동일한 기후 조건에서 연습할 수 있도록 7월 말의 도쿄와 유사한 기후인 미얀마 양곤에서 기후 적응을 위한 전지 훈련도 실시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국제대회 경험을 할 수 없고 이전처럼 야구장에서의 소음 및 관중 적응 훈련도 불가능해지자 올해 5월과 6월 4차례에 걸쳐 스포츠 전문 방송사 중계를 활용해 미디어 실전 훈련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에는 선수들에게 전동 마사지건과 책 '두려움 속으로'를 선물하며 긴장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최선의 경기를 펼쳐 달라고 당부했다. '두려움 속으로'는 미국의 유명 스쿼시 코치인 폴 아시안테가 두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다양한 노력들에 대한 경험을 풀어낸 도서로 올림픽을 앞둔 선수들의 심리까지 챙겼다.

정몽구 명예회장도 남다른 사랑으로 양궁을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키웠다.

지난 198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이었던 정 명예회장은 LA대회 양궁여자 개인전에서 양궁선수들의 금빛 드라마를 지켜본 뒤 양궁 육성을 결심하고,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현대정공에 여자 양궁단을, 현대제철에는 남자 양궁단을 창단했다.


이후 체육단체 중에서 처음으로 스포츠 과학화를 추진, 스포츠 과학기자재 도입 및 연구개발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이루는 등 세계화를 향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기틀을 마련했다. 선수들의 연습량, 성적 등을 전산화해 분석하는 프로그램도 정 명예회장의 지시로 개발됐고 특히 활의 국산화에도 앞장섰다.


지금은 양궁 연습에서 필수 코스가 되다시피 한 관중이 가득한 야구장에서의 활쏘기 연습도 정 명예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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