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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성장 순조롭지만 금리 올리는 건 신중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7 18:50

수정 2021.07.27 18:50

4분기 연속 플러스 기록
코로나 방역이 최대변수
한국은행은 27일 우리나라 ‘2021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분기보다 0.7%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일문일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은행은 27일 우리나라 ‘2021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분기보다 0.7%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일문일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은행은 27일 올 2·4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0.7% 늘었다고 했다. 지난해 3·4분기(2.1%), 4·4분기(1.2%)와 올 1·4분기(1.7%)에 이어 4분기 내리 플러스 성장이다.
한은은 지난 5월 올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4%로 1%포인트 올렸다. 한은은 올해 남은 두 분기에 0.7%씩 성장하면 연간 4% 달성은 무난하다고 본다.

2·4분기 성장은 민간소비가 효자 노릇을 했다. 의류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 분야에서 3.5% 늘었다. 2009년 3·4분기(3.6%) 이후 12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코로나19로 실물경제가 심한 타격을 입은 와중에 내수 선방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니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4% 성장은 녹록지 않은 목표다. 7월부터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8일부터 3주째 1000명대를 웃돌고 있다. 특히 델타 변이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점차 늘고 있다. 게다가 백신 수급도 여전히 불안하다. 이대로 가다간 4%대 성장이 위태로울 수 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 대응을 위해 시중에 돈이 엄청나게 풀렸다. 정부는 지난해 4차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규모만 67조원이다. 올 들어서도 1차(약 15조원)에 이어 지난주 2차(약 35조원)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대거 돈이 몰렸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째 동결(0.50%)이다. 급기야 양대 경제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은 총재가 동시에 부동산 시장이 고평가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부터 여러 차례 연내 금리인상 신호를 보냈다. 금리인상 신호는 일종의 예방주사다. 경기회복기라면 자산시장 거품을 미리 뺄 수 있다. 금리인상 전 가계나 기업에 빚 갚을 준비시간도 벌어준다. 하지만 4차 대유행이 진정되지 않으면 금리인상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총재도 지난 16일 국회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 메시지는 시장에 전달했지만, 시작 시점은 코로나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여지를 뒀다. 홍남기 부총리도 이날 "우리 경제 회복력이 견고하다"면서도 "7월 초부터 이어진 4차 확산과 거리두기 강화가 우리 경제의 리스크로 떠올랐다"고 우려했다.
연내 금리인상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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