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경남 첫 4단계 격상 김해…저녁되자 먹자골목·외국인거리 '텅텅'

뉴스1

입력 2021.07.28 08:30

수정 2021.07.28 08:30

지난 27일 경남에서 처음으로 김해시가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6시 한적한 김해 외동 먹자골목. © 뉴스1 김명규 기자
지난 27일 경남에서 처음으로 김해시가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6시 한적한 김해 외동 먹자골목. © 뉴스1 김명규 기자


지난 27일 경남에서 처음으로 김해시가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6시 한적한 김해 외동 먹자골목. © 뉴스1 김명규 기자©
지난 27일 경남에서 처음으로 김해시가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6시 한적한 김해 외동 먹자골목. © 뉴스1 김명규 기자©


27일 오후 7시 외국인거리로 불리는 김해 서상동 김해중앙상가 일대. 삼삼오오 거리를 걷던 이주민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 뉴스1 김명규 기자
27일 오후 7시 외국인거리로 불리는 김해 서상동 김해중앙상가 일대. 삼삼오오 거리를 걷던 이주민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 뉴스1 김명규 기자

(경남=뉴스1) 김명규 기자 = "나아지려나 기다렸는데 4단계라니, 한숨만 나옵니다."

지난 27일 경남에서 처음으로 김해시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됐다. 수도권에 먼저 시행되면서 뉴스를 통해 전해듣기만 했던 4단계 거리두기가 지방도시인 김해에서도 현실화되자 지역민들은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됐느냐"며 탄식을 내뱉었다.

이날 오후 6시 김해의 번화가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는 외동 먹자골목은 그야말로 '썰렁'했다.

손님이 없어 식당과 술집이 텅 비어있는 것은 물론, 평소에는 갓길 곳곳에 펼쳐져 있었던 간이 의자와 식탁도 차곡차곡 쌓아둔 그대로였다.

골목을 거니는 사람도 가게 종업원들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 식당 주인 김모씨(50대)는 "이곳에서 장사를 10년 가까이했는데 저녁에 이렇게 사람이 없기는 처음인 것 같다"며 가게 매출을 걱정했다.

김 씨는 "(거리두기)4단계가 되면 3명이상 모임이 금지되니까 2명씩이라도 손님이 올까 싶어 가게 문을 열고 있는데 점심 때보다 더 손님이 없다"며 "백신접종이 시작되고 얼마 전 1단계까지 내려가길래 나아지려나하고 기다렸는데 금방 4단계로 격상돼 충격이고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맞은편 호프집 주인 김모씨(60대)는 "우리처럼 저녁 장사하는 술집은 4단계가 '비상'이라고 보면된다. 4시쯤되면 옆 술집은 문을 여는데 사장이 안보여 전화를 해봤더니 한동안 휴업하겠다고 한다. 울며겨자먹기식 강제휴가아니겠느냐"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정장차림을 한 30대 남성은 "가족끼리 장은 보는 편인데 코로나 상황이 심각하다고해서 퇴근길에 먹을거리를 사러왔다"며 "여기가 이렇게 사람이 없는 거 보니 4단계가 실감난다. 나 역시 이번 주 지인들과 저녁약속이 연이어 잡혀 있었는데 몽땅 취소됐다"고 말했다.

이달 초 시작된 베트남 유흥업소발 무더기 확진으로 인해 긴장감마저 감돌던 부원동·동상동·서상동 등 김해 원도심은 거리두기 4단계 여파가 더욱 컸다.

이날 오후 7시 김해 서상동 김해중앙상가. 인근에 서는 김해오일장에는 원도심 사람들이 제법 장터에 나와있는 것과 달리 이주민들이 많이 찾은 중앙상가 일대 외국인거리는 한적했다.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운영을 하던 식료품점과 옷가게는 문이 닫혀 있었으며 삼삼오오 모여 다니는 이주민들의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주민 한 두명만이 따로따로 조용히 거리를 빠져나갈 뿐이었다.

한 중국음식점 주인은 "인근 유흥업소발 확진 소식 이후 휴업한 가게들이 제법 있다. 한림, 생림, 상동 등 시 외곽지역의 공장에서 일하고 퇴근 후 원도심을 찾던 이주민들도 많이 줄어들었다"며 "여기 상인들은 이번 유흥업소발 코로나 여파가 김해 원주민과 이주민간의 갈등으로 번질까봐 우려하고 있는데 4단계까지 시행되니 더욱 불안하고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해 동상동에서 노래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이날 전화통화를 통해 "코로나가 심각한 건 알지만 아예 영업을 못하게 해 불만스럽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됐나"며 "방역수칙을 무시하고 영업하는 일부 비양심적인 점주 때문에 방역수칙을 지키는 업소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인구 54만명인 경남 김해시는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일일 평균 26.6명이 확진판정을 받아 정부 4단계 기준(인구 10만명당 일일 평균 4명 이상)을 넘어섰다.

특히 이달 초 첫 발생한 베트남 유흥주점 관련 확진자가 229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 확진자 중에서 델타변이도 발견되면서 27일부터 오는 8월8월까지 13일간 부울경에서 처음으로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했다.


김해시 방역당국은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에 대한 집합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현재 경찰과 합동으로 불법영업행위 및 방역수칙 위반에 대한 단속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