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현대차 노조 ‘위기 극복’ 공감대, 파업 대신 실리 택했다 [현대차 3년째 무분규 타결]

조합원 투표 56.36% 찬성 가결
임단협 63일만에 교섭 마무리
미래 함께 고민하는 노조로 진화
"현대차, 노조 리스크 벗어나" 평가
현대차 노조 ‘위기 극복’ 공감대, 파업 대신 실리 택했다 [현대차 3년째 무분규 타결]
강성 노조의 대명사였던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달라졌다.

지난 2009~2011년 이후 처음으로 2019~2021년 3년 연속 무분규 임금 및 단체협상이 찬성으로 가결됐다. 현대차 노조에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협상보다 투쟁을 앞세웠던 과거의 악습에서 벗어나 사측과 대내외 위기에 공감대를 형성해 얻을 것은 얻고, 타협할 것은 타협하는 합리적 노조로 탈바꿈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안팎에선 "현대차가 이제 노조 리스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반도체 위기 공감대 형성

28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 결과 투표인원 4만2745명 중 2만4091명(56.36%)이 찬성표를 던졌다.

총투표율은 88.07%를 기록했다. 잠정합의 초반에는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반도체 위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며 표심은 찬성으로 기울었다.

이로써 노사는 5월 26일 임단협 상견례 이후 63일 만에 올해 교섭을 끝내고, 2019년 이후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현대차 교섭이 3년 연속 무분규 타결된 것은 2009~2011년에 이어 두 번째다.

노사 공동의 목표였던 휴가 전 임단협 타결에도 성공했다. 노사는 29일 조인식을 열고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사 교섭이 휴가 전 타결된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코로나19 4차 유행 속에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3·4분기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잠재 리스크였던 임단협을 조기에 타결, 노사 모두 생산과 판매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교섭기간은 짧았지만 노조는 파업 대신 실리를 챙겼다.

현대차의 올해 임단협 합의안은 기본급 7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200%+350만원, 품질향상 및 재해예방 격려금 230만원, 우리사주 5주, 복지포인트 20만원, 전통시장상품권 10만원 지급 등이다. 1인당 평균 인상분이 18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금속노조가 올해 목표로 제시했던 '산업전환 대응 관련 미래 특별협약'까지 얻어내며 성공적 성과물을 도출했다.

■최단기 임단협…"노조 달라졌다"

이상수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임단협 상견례에서 "교섭 방식과 패러다임도 변해야 한다"면서 "교섭 집중화와 실무협의 강화를 통해 굵고 짧게 교섭을 마무리 짓고 노사가 반도체 부품공급 문제를 비롯한 회사 미래를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현대차 임단협 기간인 63일은 2010년 이후 최단기 기록이다. 실제로 현대차 노조가 당장의 이익보다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모습에 과거와 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 노조가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고 나서 무리한 요구보다는 합리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특히 3년 연속 무분규 합의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노조 리스크를 어느 정도 없앴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초반에 이슈가 됐던 국민연금과 연계한 정년연장을 고집하지 않는 대신 숙련 재고용 제도를 전 직군에 도입하는 결과물을 얻었다.

현대차 노조가 업계의 맏형으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경영상태나 노사 관계,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 협상이 이뤄졌다"면서 "하지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현대차 노조도 자신들의 입장만 계속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어려운 시기라는 것을 이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