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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호실적에도 목표가 하향 ‘굴욕’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8 18:20

수정 2021.07.28 18:20

반도체 고점론에 시총 1·2위 수모
SK하이닉스 주가 넉달새 25%↓
목표가 13만5000원까지 나와
삼성전자는 7번째 하향 리포트
현대차證, 11만→10만원 조정
국내 증시의 자존심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조정이 잇따르면서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1~2위이자 반도체 1~2위 기업이 수모를 겪고 있다.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과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고점론'과 메모리 시장 호황이 연말로 당겨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대비 2000원(1.72%) 하락한 11만4000원으로 마감됐다. 지난 23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지난 15일 이후로는 22일 단 하루를 빼고 모두 약세를 기록했다. 지난 3월 2일 기록했던 15만500원을 고려하면 25% 가량 급락한 것이다.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반도체 산업 피크아웃 및 향후 공급과잉에 따른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불확실성 우려 때문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업계 전반의 타이트한 재고 상황은 공급자의 설비 증설에 대한 당위성을 높인다"면서 "적극적 점유율 확대로의 전략 방향성 변화보다는 시장 성장 구간에서의 점유율 방어를 위한 수동적 증설로 판단된다"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6만5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엇보다 가파른 실적 증가에도 오히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고점이 가까웠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전날 SK하이닉스는 2·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0조3217억원, 2조69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9.91%, 38.3% 증가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보다는 21.5%, 103.5% 늘어났다. 반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SK하이닉스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 9조8444억원, 영업익 2조8444억원이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파른 실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식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고점 논쟁이 불거졌다"며 "3·4분기 디램 가격 협상 과정에서 일부 고객들의 가격 저항이 발생했고, 일부 고객들의 재고가 정상 수준 대비 다소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의 경우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계절적 성수기여서 메모리 시장이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반도체 호황이 올해 연말로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4·4분기 디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상승하지 못하고 1% 하락할 것으로 가정해 올해 영업 이익 추정치를 13조원에서 11조8000억원으로 하향한다"며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연착륙하다가 내년도 2·4분기부터 성수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시에서는 연착륙을 반기지 않기 때문에 주가는 횡보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같은 전망에 SK하이닉스에 대한 증권가의 목표주가도 잇따라 하향 조정됐다. 미래에셋증권(16만5000→13만5000원, 18.1%), KB증권(19만→16만원, 15.7%), NH투자증권(17만→15만원, 11.7%), 신한금융투자(18만5000→17만5000원, 5.4%), 유진투자증권(15만→14만5000원, 3.3%), 하이투자증권(16만5000→16만원, 3.0%) 등이 목표주가를 내렸다.

SK하이닉스 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 1위인 삼성전자 역시 올해 들어 7번째 하향 리포트가 나왔다. 지난달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10만원으로 하향했다.
이미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상태다.

다만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하반기에는 모든 면에서 업황 회복이 예상된다"며 "장기 수요의 확장성을 겨냥한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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