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항미원조' 거론한 北, 통신선 복원 속내 두고 의견 '분분'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9 17:40

수정 2021.07.29 17:40

김정은, 통신선 복원 다음날 북-중 우의탑 찾아
'항미원조' 거론하며 북-중 우호관계 과시
北 의도 두고 "경제난 해소" vs "관계개선 의지"
통일부 "전반적 정세 보고 北 입장 판단할 것"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8주년을 계기로 28일 북중 우의탑을 찾았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8주년을 계기로 28일 북중 우의탑을 찾았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다음날 북·중 우의탑을 찾아 '항미원조'를 거론했다. 항미원조는 '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돕는다'는 것으로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을 설명하는 말로 쓰인다. 김 위원장이 북-중 우호관계를 과시하면서 통신선 복원 의도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북한이 식량난 극복을 위한 인도적 지원 명분 쌓기에 나섰단 분석과 동시에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 측은 향후 정세 동향을 보고 북한의 입장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29일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승절 즈음' 북중 우의탑을 찾아 헌화했다. 북한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을 조국해방전쟁에서 승리한 '전승절'로 기념해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우의탑에 '전체 조선인민의 이름으로 숭고한 경의를 표합니다. 조선인민을 대표하여 김정은'이라고 쓰여 있는 화환을 진정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항미원조보가위국의 기치를 높이 들고 처절한 전화의 날들에 우리 군대와 함께 싸운 지원군 장병들의 참다운 전투적 우의와 희생정신은 위대한 전승의 역사에 새겨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혈연적 유대로 맺어진 조중(북중) 친선은 공동의 위업을 위한 길에서 대를 이어 굳건히 계승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우의탑을 찾아 헌화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김 위원장은 2019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 2020년 10월 중국인민지원군 참전 70주년에 각각 우의탑을 참배한 바 있다. 우의탑은 북중 우호관계를 상징하는 대표적 건물이다.

통신연락선 복원 후 김 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졌던 가운데 김 위원장이 북중 우호관계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연락선 복원 의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김 위원장이 대북제재 완화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위해 전략적으로 통신선을 복원했다는 관측과,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관계 개선 의지를 가지고 신뢰 회복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의 행보나 발언을 봐도 북한의 노선을 특정하기는 쉽지 않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전원회의에서 "대화에도 대결에도 모두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대외 메시지를 발신한 후 한국이나 미국을 향해 직접적인 발언은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통신연락선 복원 당일에도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복원 사실이 알려졌다.

다만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27일 판문점선언 3주년을 계기로 수차례 친서를 교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정상간 상호 신뢰 회복에 대한 내용이 핵심이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노병대회와 김 위원장의 북·중 우의탑 헌화 등을 통해 정부도 (김 위원장) 발언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항미원조 등 특정 발언에 한해 북한의 인식을 판단하기보다는 전반적인 남북관계나 한반도 정세를 보면서 북한의 입장을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뉴스1.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