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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금법 두 달 앞두고… 가상자산거래소, 외국인 고객 차단까지

자금세탁 우려 국가 고객 관리 등
실명계좌 발급 기준 맞추려는 취지
빗썸, 외국인 회원가입 2주째 제한
사실상 해외 고객 거래 차단 수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유예기간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잇따라 외국인 고객 차단에 나서고 있다. 은행연합회가 만든 가상자산거래소 심사 가이드라인에 맞추기 위해 외국인 고객을 막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거래소들 "비거주 외국인 금지"

29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 한빛코, 아이빗이엑스, 지닥, 후오비코리아 등은 약관에 국내 비거주 외국인 금지조항을 넣거나 공지사항을 올렸다. 최근 외국인을 차단했거나 차단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다.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중 하나인 빗썸은 "지난 13일 해외 거주 외국인의 회원가입을 일시적으로 제한키로 했다"고 공지했다. 2주 지난 현재까지도 일시 제한을 풀지 않아 사실상 외국인 가입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1위 거래소인 업비트도 비거주 외국인에 대해서는 회원가입을 금지하고 있다.

후오비코리아는 일주일전 공지를 통해 약관 변경 사실을 알렸다. 변경된 약관에는 회사측이 서비스 이용 계약을 해지하는 조건이 업데이트 됐다. 고위험 국가 거주자 뿐 아니라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을 모두 계약 해지할수 있는 고객 항목에 포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한빛코, 아이빗이엑스, 지닥, 후오비코리아 등도 최근 약관을 변경하거나 공지사항을 외국인을 차단했다.

■외국인·고위험 국가 "차단이 속편해"

이처럼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잇따라 외국인을 막는 이유는 은행들의 실명계좌 심사 때문이다. 기존 가상자산거래소는 영업을 계속하려면 특금법 유예기간인 9월 24일까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은행 실명계좌확인서를 따야 한다. 이 두가지 요건을 갖추고 등록신청을 하면 금융위원회가 심사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은행 실명계좌 확인서 발급이 거래소의 생사를 가로지르는 기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지난 4월 회원사들에게 가상자산거래소 심사 기준과 관련한 용역결과를 배포한 바 있다. 은행들이 가상자산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발급하기 위한 심사 매뉴얼이다. 65페이지 분량의 심사 매뉴얼에는 상장코인수, 자금세탁방지방안 등을 평가하는 항목이 포함됐다. 100여개 평가항목중에는 고위험 국가 고객 관리방안 등이 나열돼 있다.
테러의심국가 등 자금세탁 우려가 있는 국가의 고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평가에서 감점을 준다는 얘기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기준이 그대로 들어있지만 국내 가상자산거래소가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중소거래소 관계자는 "고위험국가를 포함해 외국인 고객이 있을 경우 은행 평가에서 좋은 이미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초기에 유학중인 한국인이나 외국인들이 국내 거래소의 김치 프리미엄 차익을 얻기위해 이용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이제는 자금세탁방지(AML) 측면에서 외국인 고객 보유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김동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