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와 관객이 함께 즐기는 놀이'판'
전통 연희와 서양 음악의 융합
코로나 시대, '현실' 극복 이야기 힘 담은 뮤지컬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국립정동극장이 레퍼토리 뮤지컬 '판'을 3년만에 재공연한다. 19세기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양반가 자제 '달수'가 소설을 읽어주고 돈을 버는 전기수(傳奇叟) '호태'를 만나 최고의 이야기꾼이 되어가는 과정을 정통 연희 양식과 서양 음악으로 구성해 사회상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주체적인 여성 매설방(전기수가 활동하는 이야기방) 주인 '춘섬'과 전기수가 읽어주는 소설을 필사하는 '이덕'이 등장해 극을 이끌어간다. 110분간 이어지는 '판'은 그야말로 무더위를 날릴 신명나는 무대로 어깨춤이 절로 난다. 민속인형극 '꼭두각시놀음'을 통한 풍자가 깊게 스며있는 뮤지컬 '판' 주요 장면을 사진과 대사(가사)를 통해 상상을 자극할 '판' 속으로 들어가 보자. 공연은 9월5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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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이야기꾼
달수: 허... 그럼 이리 좋은 날 여기 모였으니, 시원하게 한 판 놉세!
산닫이: 옳거니, 한 판 놉시다.
모두: 그래! 좋다!, 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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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2 패관소설 금지
사또: 금령이다. 세책가를 모두 뒤져 소설이 나오거든 모조리 불태워 버리거라
권력을 풍자한 언문소설
저항을 결속하는 풍자소설
정치 질서, 사회 질서 파괴하는 모든 것
사람들을 현혹하는 소설을 파는 세책가도
윤리 도덕 어지럽히는 전기수도
샅샅이 수색해 모두 잡아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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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3 조선의 여인들을 이야기로 홀린 희대의 진기수
내가 서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이야기 판
어떤 것도 날 가둘수 없지
전국 팔도 여인네들의 마음 속 불을 지펴준다네
일급 규방의 진기수
그게 나야 바로 나
달 떠오르는 밤이면
여인네들 쓰개치마 뒤집어쓰고
내 이야길 듣기 위해 몰려들지
뭔가에 홀린 듯 푹 빠져 나만 바라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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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4 달 그림자(이덕)
달 그림자 지고 나면 어두운 방 안에 작은 불을 켜
밤새도록 책을 펼쳐옮겨 적어 제목 없고 표지도 없는 책들을
난 이세상에서 달 아래 그림자로 살아갈 뿐이지만
난 뜻이 있어도 그 뜻을 펼치지 못한 채 살아갈 뿐이지만
소설 속 주인공은 달라 그들은 그림자로 살지 않아
세상을 읽고 배우며 그 뜻을 펼치며 살아가
그림자에 가렸다고 저 달이 보이지 않을까
내가 보고자 하는 소설은 내가 쓰고자 하는 세상은
밝게 빛나는 저 달처럼 밝은 꿈 같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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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5 꼭두각시놀음
산받이: 오늘은 무슨 이야기인가? 그 인형을 보니,,, 저번에 했던 사또 이야기구만!
호태: 아니... 내가 싹싹 긁어 모은 땅에 열심히 올렸던 아파트 있잖아.
산받이: 그래그래 아주 커다란 탑처럼 차곡차곡 쌓여있구만.
호태: 그 탑 앞에 새들이 자꾸 모여들기에 쫓으러 나왔지. 가만 보자, 저 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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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 내시의 아내
비단옷과 흰쌀 밥 따위가 무슨 소용이야. 내시의 아내로 사느니...
초가지붕 아래 볏짚을 이불 삼아, 썩어빠진 나물죽만 먹더라도...
참다운 사내와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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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6 평안감사 새 사냥
산받이: 저건 누구 상여인가?
달수: 응 평안감사 상여네.
산받이: 상여에서도 엽전 냄새 더럽게 난다. 아이구 냄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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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7 검열
유기전을 가장해 세책가, 주막을 빙자한 매설방이라...
해괴한 내용을 옮겨 퍼뜨리는 자가 있다면 반드시 색출해 처벌할 것이다.
풍자담을 읽다가 잡혀간대
듣기만 해도 떼로 잡혀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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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8 새가 날아든다
괘~하였도다
그 이야기 따라
그 노래 곡절따라
내 가슴 쾌!~ 하였도다.
☞공감언론 뉴시스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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