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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 적다" 정유업계 기피하는 ‘알뜰주유소’… 10년만에 손보나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1 18:05

수정 2021.08.01 18:05

가격 경쟁 일반주유소들 폐업 위기
정부 연구용역 후 제도 개편 본격화
코로나19로 인한 정유업계 실적악화 속 저마진 구조로 알뜰주유소 석유공급 기피현상이 뚜렷해지자 정부가 제도개편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MB정부 시절 고유가 해소를 위해 알뜰주유소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 만에 수술대에 오르는 것이다.

공기업인 석유공사가 이달 중순께 알뜰주유소 등 주유소 정책 전반을 개편할 연구용역을 발주해 연말께 제도의 전면 재검토가 이뤄진다. 정유업계의 저마진, 과당경쟁 해결방안과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 보급 확산에 따른 주유소의 종합스테이션 전환 등 미래지향적 개선방안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1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이달 중순께 '알뜰주유소사업 10년 평가와 과제' 연구용역을 에너지경제연구원과 정식계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연구용역 결과가 연말께 나오면 이를 토대로 주유소 전반의 제도개선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번 용역은 알뜰주유소 출범 10년 만에 알뜰주유소 사업추진 공과를 평가하고, 현안진단으로 미래지향적 발전방안을 모색한다. 주요 내용은 지난 10년간 알뜰주유소사업 추진경과·시장영향 분석과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신사업 모델 수립 등이다.

이는 정유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한 실적악화와 유가 급등락·수요절벽과 저마진 등으로 제도개선 요구가 높았던 것이 반영됐다. 국내 정유4사(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코로나19 등으로 지난해 영업손실(5조1690억원)이 최악이었다.

사실 알뜰주유소는 도입 초기부터 저마진 문제가 있었지만 코로나19와 과당경쟁 등이 더해지면서 최근 민원이 크게 증가했다. 알뜰주유소 공급사인 SK에너지와 에쓰오일은 안정된 물량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지만, 일반주유소보다 L당 30~100원 정도 싸게 기름을 공급한다.

정부 관계자는 "알뜰주유소는 소비자에게 저렴한 기름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일반주유소들은 경쟁이 안 된다며 코로나19 이후 민원을 더 강하게 제기했다"며 "탄소중립을 위해 전기차, 수소차가 늘면서 주유소 전반적 개편도 필요하다. 향후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에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석유 수요감소 등 석유유통산업 미래가 불투명해져 일반주유소들 불만도 커졌다.

수익성 악화 속 공적영역인 농협의 NH알뜰주유소·도로공사의 EX알뜰주유소만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었다.
영업주유소는 올해 6월 말 기준 1만1236곳으로 지난해 말 대비 133곳이 줄었다. 이 중 자영알뜰주유소도 23곳이 감소한 412곳이다.
반면 NH알뜰주유소, EX알뜰주유소는 각각 7곳, 1곳이 늘어 631곳, 183곳이 영업하고 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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