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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점수 C+, 대출 불가" 국책은행에 AI 심사관 뜬다

기업銀 내년, 수출입銀 후년 도입
재무분석 정교화, 심사 시간 줄여
시중은행도 기업 AI심사 확대 검토
정부 ‘AI 가이드라인’ 적용 시험대
#. "귀사는 AI를 이용한 심사 결과 재무 항목에서 60점, 비재무 항목에서 40점 등 종합평가 항목에서 C+ 등급을 획득해 지원이 부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귀사의 재무정보와 해당 국가의 경제적 리스크 등 총 156가지 변수를 종합 고려한 결과다. 귀사는 일주일 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재심사를 진행한다."
이는 AI심사가 도입되면 기업이 통보받을 수 있는 심사 내용이다.

국책은행들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기업여신 자동심사 시스템 도입에 시동을 건다. AI를 이용하면 더 정교하게 기업 재무정보를 분석할 수 있고 심사에 드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국책은행, AI심사 컨설팅 속속 시동

1일 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기업금융 자동심사 시스템 컨설팅 용역을 발주하고 업체를 선정해 곧 작업에 착수한다. 수출입은행은 오는 2023년 1월, 기업은행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용역은 나이스평가정보와 한국기업데이터가 입찰에 참여했다. 나이스평가정보가 종합평점 94.615로 한국기업데이터(89)를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수출입은행은 나이스평가정보와 이달 초 협상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컨설팅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 1월부터는 컨설팅과 정보기술(IT)시스템 구축 용역을 병행하고 그해 10월께 모든 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수출입은행과 비슷한 시기에 용역을 발주했으나 최근 응찰자가 없어 유출됐다. 다만 두 차례 유찰돼 업체 선정이 더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중 AI를 이용한 기업여신 자동심사 시스템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두차례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진행할 수 있는 만큼 신중히 업체를 선별하겠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AI심사 고도화 가속

시중은행들도 AI심사 도입에 적극적이어서 기업 여신에 대한 자동심사가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시중은행은 주로 개인 사업자나, 일부 중소기업 등에 대해 AI 심사를 적용해왔다. 최근 2~3년간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 대상 AI심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시중은행 최초로 기업여신심사를 도입했고,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자동심사를 운영중이다.

국책은행들이 주도하는 AI 자동심사시스템은 정부가 짜놓은 'AI 가이드라인'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AI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한 바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업들이 가동하는 AI는 결과값을 도출해낼 뿐만 아니라 결과값에 대한 논리적 설명을 AI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
AI의 판단을 받은 개인 또는 기업은 AI의 설명을 들은 후 받아들일 수 없으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의 제기로 AI의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AI활용 기업은 이를 보완해 심사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초기에 시중은행이 도입한 AI심사는 소규모 대출에 대해 대출이 가능한지 여부를 수기 대신 AI로 손쉽게 판단하는 영역이었다"면서 "이제는 AI가이드라인에 따라 판단에 따른 배경 등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AI 가이드라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