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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의 놀면 뭐먹니?] 육전과 육수의 하모니, 진주냉면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7 09:00

수정 2021.08.07 08:59

진주 물냉면 /사진=조용철 기자
진주 물냉면 /사진=조용철 기자

조용철의 놀면 뭐먹니?
조용철의 놀면 뭐먹니?

[파이낸셜뉴스] 예부터 진주냉면은 평양냉면과 비교되며 이름을 알렸다. 진주냉면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해산물로 낸 육수와 수제 메밀가루로 뽑은 면 위에 고소한 쇠고기육전을 올렸다는 점이다. 새콤달콤한 냉면이 육전과 조화를 이룬다. 면은 쫄깃하고 육수도 시원해 여름이면 자꾸 생각나는 진주의 명물 중 하나다.

한국의 3대 냉면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함흥냉면과 평양냉면, 그리고 비교적 덜 알려진 진주냉면이다. 이들 냉면이 유명해진 것은 바로 재료 때문이다.
강원도 북쪽에 자리한 함흥은 쌀 보다 감자가 많이 난다. 덕분에 감자녹말을 활용한 함흥냉면이 만들어지게 됐다. 여기에 함흥의 바닷가에서 자주 잡히는 가자미를 매콤한 양념과 버무려 먹었다.

매콤한 양념은 메밀 물냉면인 평양냉면과는 또다른 차이를 보인다. 현재 우리가 함흥냉면은 가자미 대신 홍어회를, 감자대신 고구마전분을 더한다. 한국전쟁 당시 남쪽으로 내려온 피란민들은 이 땅에서 많이 나는 재료를 더해 고향의 맛을 즐겼기 때문이다.

진주냉면과 비교할 수 있는 평양냉면은 메밀가루로 만든 면을 찬 냉면 국물에 말아 먹는다. 평양은 너른 들판과 황해를 품고 있어 재료가 풍성하다. 짜지도 맵지도 않은 슴슴한 평양냉면은 담백한 맛에 있다.

진주 육전 /사진=조용철 기자
진주 육전 /사진=조용철 기자

평양냉면이 메밀가루에 녹말을 약간 섞어 만드는데 비해 진주냉면은 순 메밀만으로 만들고 돼지고기를 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 역시 한국전쟁 이후 전국으로 퍼져나가면서 별미가 됐다.

진주냉면은 메밀가루로 면을 만드는 것은 평양냉면과 비슷하다. 진주냉면의 특징은 고명과 육수에 있다. 평양냉면은 육수를 소 사골과 양지육을 주재료로 사용하지만 남해와 가까운 진주는 마른 명태머리, 건홍합, 건새우 등의 해물을 냉면 육수에 더했다. 그 위에 잘게 자른 쇠고기전과 함께 계란지단, 실고추, 오이 등을 고명으로 올린다.

처음 진주냉면을 맛보러 갔다면 물냉면이 먼저다. 여기에 여유가 있다면 육전과 함께 맛보는 것을 권한다.
진주냉면을 즐겨찾는 사람들은 진주냉면의 진가는 바로 ‘육수’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육수를 만드는 데만 2~3일 걸리고 이를 숙성시키는데 10여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정성이 담긴 육수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어야만 진주냉면의 참맛을 아는 것이라는 점도 일리가 없지 않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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