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 찾지 못한 단기자금 증가
'공격적 투자로 수익' 증권사 몰려
증권사 자금 유치전 경쟁도 한몫
금융시장 불안 여전, 리스크 우려도
'공격적 투자로 수익' 증권사 몰려
증권사 자금 유치전 경쟁도 한몫
금융시장 불안 여전, 리스크 우려도
여기에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는 것도 돈의 이동을 가속화시키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단기자금, 공격적 투자처로 쏠림
일단 돈의 이동이 발생하는 이유는 시중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자금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게 근본 원인이다. 대표적으로 은행 요구불예금 등 단기성 자금과 증권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자금이 크게 늘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평균 요구불예금 잔액은 374조2654억원으로 지난해 5월보다 27% 증가했다. 올해 6월 CMA 잔액은 70조1400억원으로 올해 1월에 비해 27%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자금들은 조금이라도 투자 수익이 높은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잠시 머무는 특징이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단기자금이 은행에서 증권 쪽으로 이동하는 이유는 초저금리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처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은행과 증권이 판매하는 정책금융 상품이 동일하더라도 투자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은 증권 쪽에 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개인형퇴직연금(IRP)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대표적이다. 증권사가 판매하는 IRP는 은행·보험사가 판매하는 IRP와 달리 상장지수펀드(ETF),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에 직접투자가 가능하다.
반면, 은행 IRP의 투자처는 원리금보장형 상품과 펀드다. 이 때문에 수익률 차이가 생긴다. 올해 1·4분기 중 국내 증권사 14곳의 IRP 평균 수익률은 약 12%에 달한다. 이는 은행(12곳) 약 5%, 보험(17곳) 약 4%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ISA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정부가 ISA 활성화를 위해 중개형 ISA를 도입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개형 ISA는 투자자가 직접 국내 주식을 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러나 은행의 경우는 중개형 ISA를 출시하기가 어렵다.
■증권사들 "물 들어 올 때 노 젓자"
최근 들어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자금 유치에 나선 것도 돈의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올해 4월 삼성증권이 금융권 최초로 IRP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비대면 상품을 선보였다. 이후 미래에셋증권은 신규 비대면 IRP 고객뿐 아니라 기존 비대면 가입고객에게까지 수수료를 면제해 줬다. 이어 유안타증권도 대면·비대면 고객 구분 없이 IRP 수수료를 물리지 않기로 했다. 신한금투와 KB증권도 IRP 비대면 가입고객에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중개형 ISA도 비슷하다. 증권사들은 지난 6월 IRP 중개수수료 '제로' 경쟁을 벌인 뒤 이제는 중개형 ISA 가입자를 잡기 위한 마케팅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삼성증권은 8월 31일까지 중개형 ISA 계좌에 300만원 이상 순입금·잔고 유지 고객을 대상으로 순입금액 이상에 해당하는 잔고를 유지하면 리워드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중개형 ISA 출시를 기념해 8월 말까지 온라인 수수료 평생 무료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에 힘입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2·4분기에 IRP 적립금 증가율이 10~14%에 달했다. 이는 주요 은행 IRP 적립금 증가율 2~6%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수치다. ISA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말 기준 증권사를 통해 가입한 ISA 가입자는 80만4944명이다. 이는 지난해 말(15만5562명)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익률 관점에서 고객들의 증권사 선호는 일정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코로나19 등에 따른 시장 불안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친 수익 지향성은 리스크를 증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