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분양예정 물량 늘어났지만… 3개월간 실제 분양은 '반토막'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2 18:47

수정 2021.08.02 18:48

이달 3만5177가구 공급 예정
상당수 사전청약 영향 연기 물량
분양가 규제로 민간분양 지연
분양예정 물량 늘어났지만… 3개월간 실제 분양은 '반토막'
정부가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돌입했지만, 정작 민간분양 물량은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실제 공급된 민간분양 물량은 예정 물량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달에도 전국의 민간 분양 예정 물량은 3만 가구를 훌쩍 넘지만 실제 분양 물량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에선 3기 신도시 청약, 4월 서울시 보궐선거 등과 함께 분양가상한제 등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 규제를 민간 분양 지연 이유로 꼽고 있다.

2일 직방이 8월 분양예정 아파트를 분석한 결과 전국 49개 단지에서 총가구수 3만5177가구 중 2만8241가구가 일반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동월 물량과 비교해 총가구수는 1만2764가구(58%), 일반분양은 1만1810가구(74%)가 늘어났다.
수치상으로는 이달 공급물량은 크게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최근 민간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예정 물량의 신뢰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지난 5~7월까지 분양예정 물량 중 절반 가량은 분양이 연기된 실정이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 5월 분양이 예정된 곳은 전국 59개 단지 총 4만8855가구였지만, 실제 분양은 30개 단지 1만8828가구(39%)에 그쳤다. 일반분양 예정 물량은 4만832가구였지만 실제 분양은 1만7638가구(43%)로 절반에도 못미쳤다. 6월에도 전국 60곳에서 4만5059가구가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실제는 2만5271가구(56%)만 분양했다. 7월에도 예정됐던 64개 단지 4만7150가구 중 41개 단지 2만6367가구(56%)만 실제 분양에 나섰다. 지난달 일반분양 물량은 4만2140가구 중 2만638가구(49%)에 그치며 반토막 났다.

이를 감안하면 8월 예정 물량의 상당수가 5~7월 분양이 연기된 물량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이달에 실제 분양으로 이어지는 물량이 얼마일지는 미지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진행되면서 일반 분양을 준비하던 경기·인천 등 수도권 민간 아파트들의 공급 일정이 8월 이후로 대거 연기됐다"며 "특히 상반기에 재보궐선거가 진행된 서울은 2월 945가구, 3월 82가구, 4월 112가구, 5월 420가구 등만 분양되며 연기된 물량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분양업계는 분양가 문제로 분양 일정에 차질을 빚는 지역이 많다는 반응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수요자와 민간 아파트 분양 수요자는 엄연히 다르다"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들에서는 주로 조합이, 그 외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가 적용되는 지역에서는 시행사들이 분양가가 낮다고 생각해 분양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상반기 분양 예정이었던 부산 온천4구역 재개발 단지인 '래미안 포레스티지(4043가구)'는 조합과 HUG간 분양가 협의가 난항을 겪으며 후분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주변 시세를 고려하지 않은 낮은 분양가 책정이 계속되며 주요 대단지 아파트들의 8월 분양도 기약이 없다"며 "이는 정부의 주택공급 기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