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 10월부터 임금체계 개편, 인력 이탈 방지·워라밸 확보
삼정KPMG도 임금체계 개편 발표…3년차 시니어 매니저 인상률 26%
삼정KPMG도 임금체계 개편 발표…3년차 시니어 매니저 인상률 26%
![[단독] 칼 뽑은 회계업계 1·2위, '인력 엑소더스' 가속화되나](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1/08/03/202108031004033192_l.jpg)
[파이낸셜뉴스] 회계업계 1위인 삼일회계법인과 2위인 삼정KPMG가 잇달아 파격적인 임금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회계업계 인력 엑소더스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 3, 4위 회계법인들도 업계 1위 임금 개편안에 따라 인재들을 뺏기지 않기 위해 서둘러 임금인상 개편안을 내놓거나 관련 안에 대해 고심에 빠졌다. 회계업계 인력 도미노 현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1·2위 임금 파격 인상에 업계 ‘긴장’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업무체계 개선을 내부적으로 발표하고 인재 확보에 나섰다.
삼일회계법인이 기말에 회계사에 지급하는 평균 성과급은 월급 대비 약 300% 정도이다.
윤훈수 삼일회계법인 대표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일을 통해 "구성원들의 경제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성과급의 일부를 급여로 전환하기로 했다"면서 "향후 안정적인 급여 비중을 높이고 보너스는 순수 성과 연동해 지급하는 형태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에 이어 2위인 삼정KPMG도 곧바로 업계 최고 수준의 개편된 임금 인상안을 내놨다. 직급별로 다르긴 하지만, 3년차 시니어 매니저들에서 승진시 기본급 인상률이 무려 26.3%에 달한다. 일례로 삼정KPMG의 회계법인의 3년차 시니어 매니저들이 승진할 경우 연봉이 기본 1억 2000만원 선에, 성과급을 따로 받게 되는 구조다. 여기에 중간 성과급제도까지 도입해 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200%를 확정해 지급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잘하는 업계 3년차 시니어는 성과급까지 1억6000만원에서 1억7000만원 정도를 받게 된다”고 귀띔했다.
김교태 삼정KPMG 회장은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급여인상 및 새로운 중간성과급 제도 도입을 논의하게 됐다”며 “이번 급여 인상은 오는 10월부터 개인별 급여 계약 시부터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 중소회계법인 ‘인력 도미노’ 불가피
이처럼 대형 회계법인들이 급여 체계에 대한 고심이 커진 데는 대형사에서 인력이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근 워라밸은 회계업계의 최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특히 주기적 지정감사제, 표준감사시간제 등의 시행으로 중견 회계법인들이 4대 회계법인의 회계사들을 대거 빼가면서 대형사들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대형 회계법인의 한 회계사는 "주기적 지정감사제, 표준시간제도 도입 등으로 회계사들의 책임이 무거워짐과 동시에 감사에 투입되는 시간이 늘어났다"면서 "상대적으로 보수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업계 1, 2위 대형 회계법인이 잇달아 파격적인 임금 개편안을 내놓자 딜로이트안진과 EY한영회계법인 등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딜로이트안진은 9월 임금체계와 관련해 발표를 검토하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은 5월 말 법정 결산 법인이지만 인사 및 승진 급여 조정은 통상 8월 말에 발표한다.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정당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급여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EY한영도 관련 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중소업계 회계법인 임원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한 중형회계법인 임원은 “회계사들의 인건비를 올려 줄 경우, 생산성 약화가 불 보듯 뻔하다”며 “일부 회계법인들의 경우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냈지만, 인력 이탈로 인한 인건비 축소 반사이익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회계법인들이 5월 말 결산이 많고 6월에 보너스 정산, 9월 연간 성과급을 받는 구조인데, 결국 잘하는 선수들은 임금인상을 파격적으로 제시한 대형 회계법인들로 도미노 이직할 수 밖에 없다”며 “인력 엑소더스 가속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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