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수입맥주 밀어낸 국산맥주…홈술족 증가로 수제맥주 인기↑

뉴시스

입력 2021.08.03 10:15

수정 2021.08.03 10:15

상반기 맥주 수입액 1226억 전년比 5.4%↓…2016년 이후 최저치 기록 '카스vs테라' 희비 엇갈려…편의점發 수제맥주 인기로 新 주류 풍속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맥주 수입액이 지난해보다 5.4% 감소하고 국산 수제 맥주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국산 수제맥주가 진열돼 있다. 2021.08.02.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맥주 수입액이 지난해보다 5.4% 감소하고 국산 수제 맥주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국산 수제맥주가 진열돼 있다. 2021.08.02.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늘어난 홈술족이 국내 맥주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테라를 앞세워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노렸던 하이트진로는 여전히 가정용 시장에서의 인기가 높은 오비맥주 카스의 벽에 부딪힌 모습이다.

수제맥주의 약진도 돋보인다. 수제맥주는 국내 시장에서 20% 수준의 점유율을 보였던 아사히·기린·삿포로 등 일본 맥주의 자리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여파 이후 늘어난 홈술족을 공략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맥주 수입액은 1억647만 달러(약 1226억원)로 전년동기대비 5.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액은 2016년 7941만 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국가별 맥주 원산지 현황을 살펴보면 네덜란드, 중국, 벨기에, 미국, 폴란드, 독일, 아일랜드, 덴마크, 체코, 일본, 홍콩 등으로 집계됐다. 일본은 올해 상반기 220만 달러 규모로 전체 10위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 국내 맥주시장의 판도는 홈술족이 주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된 이후 주류업계의 승부처는 가정용 시장이 됐다. 가정용과 유흥용 시장 비율은 지난해 6대 4에서 최근 7대 3 수준으로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입맥주의 빈자리는 국산맥주가 채웠다. 닐슨코리아의 올해 상반기 가정용 맥주시장 점유율 조사 자료에 따르면 오비맥주 카스는 약 38%의 점유율을 보였다. 제조사 순위에서도 오비맥주는 약 53%의 점유율을 보여 1위를 차지했다.

소비축이 홈술로 옮겨갔지만 카스는 국산맥주, 수입맥주, 수제맥주 등 수백 여 종의 맥주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왕좌를 수성했다. 중장년층을 비롯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테라를 앞세워 맥주시장 점유율 1위 탈환을 목표로 내세웠던 하이트진로는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힌 모습이다. 출시 2주년을 맞은 테라는 누적판매 16억5000만병을 돌파한 메가 히트 제품이다.

테라는 지난해 어려운 유흥 시장 상황에도 2019년 대비 78% 판매량이 증가했다. 가정 시장에서의 120% 성장하는 등 하이트진로 전체 맥주 부문 판매량을 종전대비 12% 끌어올렸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여름 성수기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맥주시장에서의 판도를 바꾸려고 했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계획이 틀어졌다. 저녁 시간대 사적 모임 자제 분위기로 유흥 시장에서의 매출 반등이 힘들어져서다.

수제맥주는 올 여름 맥주시장 판도를 뒤흔드는 중이다. 예년에는 주류업계 빅3가 여름철 맥주 시장을 주도했지만 올해는 수제맥주 춘추전국시대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며 시장 점유율 확대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시장에서 국산 수제 맥주 판매량은 118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2017년 430억원대와 비교할 때 3년 만에 2.7배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주세법 개정으로 과세부담이 줄어들고 편의점 '4캔에 1만원' 행사에 동참하게 된 것도 수제맥주 시장을 키우는 요인이다. 올해에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제맥주 돌풍의 중심은 곰표 밀맥주다. 이 제품은 지난해 대한제분과 CU편의점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지난해 5월 출시된 이 제품은 지난달까지 600만개 넘게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수제맥주 브랜드 역시 제주맥주를 필두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제주맥주는 '제주 위트 에일'을 필두로 '제주 펠롱 에일', '제주 슬라이스' 등 주력 제품군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수제맥주 브랜드인 핸드앤몰트는 '상상 페일에일'로 소비자들 입맛 사로잡기에 나섰다. 카브루는 '구미호 릴렉스 비어' 등으로 수제 맥주 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수제맥주의 인기가 높아지자 오비맥주와 롯데칠성음료는 전략 수정에 돌입하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곰표맥주, 제주위트에일 위탁생산(OEM)으로 공장 가동률을 높였고 수제맥주 판매량 호조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오비맥주는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를 선보였다.
단순 위탁생산을 넘어 직접 개발까지 진행하는 ODM 방식이다. KBC는 '캬 소리나는 맥주', '최신맥주' 등 국내 4대 편의점에 협업 수제맥주를 입점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시행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홈술족이 중요한 소비주체로 떠올랐다"며 "대기업의 과점 체제가 공고한 맥주 시장에 소규모 사업자가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관련 시장에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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