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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싸] '돈나무 언니' 덕에 50% 폭등한 '로빈후드'..새로운 밈 주식 되나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5 14:24

수정 2021.08.05 14:24

[뉴욕=AP/뉴시스] 지난해 12월17일(현지시간) 스마트폰에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로빈후드 로고가 뜬 모습. 2021.02.09. /사진=뉴시스
[뉴욕=AP/뉴시스] 지난해 12월17일(현지시간) 스마트폰에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로빈후드 로고가 뜬 모습. 2021.02.09.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주 미국 뉴욕증시에 초라하게 데뷔했던 미국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의 주가가 4일(이하 현지시간) 50% 넘게 폭등했다.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가 로빈후드 주식을 사들였다는 소식에 개인 투자자들이 매입을 대폭 늘린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로빈후드가 게임스탑과 AMC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새로운 '밈(meme)' 주식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로빈후드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0.4% 오른 70.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81% 급등하는 등 과도한 가격 변동성을 보인 탓에 여러 차례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전날 20% 이상 급등에 이어 이틀 연속 치솟은 로빈후드 주가는 상장 첫날인 7월 29일 종가(34.82달러)의 2배에 가까워졌다.


로빈후드는 상장 당시 희망범위 최하단인 38달러의 공모가를 책정받은 것도 모자라 첫날부터 8% 이상 하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기업공개(IPO) 당시 이례적으로 공모주의 최대 35%를 로빈후드 플랫폼 이용자들에게 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용자들의 참여가 저조해 결과적으로 20~25%만 배정됐다.

CNBC는 "최근 상장한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글로벌이나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코인베이스글로벌 등과 비교해 수요가 약했다"고 전했다.

로빈후드가 반전을 보인 배경에는 캐시 우드의 지원 사격과 개인 투자자들의 집단 매수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캐시 우드는 전날 ARK 핀테크 혁신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로빈후드 주식 8만9622주, 약 420만달러어치를 매입했다. 캐시 우드가 지난주부터 사들인 로빈후드 주식은 300만주가 넘는다.

CNCB는 "'스타 투자자'의 적극적인 관심은 로빈후드 같은 성장주에 특히 큰 수혜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도 적극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온라인 게시판 레딧의 주식 채팅방 '월스트리트베츠'에는 로빈후드가 700회 이상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학 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로빈후드 열풍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장 이후 현재까지 서학개미들이 사들인 로빈후드 주식은 305만7518달러어치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과도한 주가 변동성은 예견된 일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물량을 할당하고 IPO 투자설명회를 공개했을 때부터 밈 주식이 되길 자초한 것이라는 얘기다.

맥스 고크먼 퍼시픽라이프펀드 자산전략 담당자는 "우리는 언젠가는 특별한 뉴스가 없더라도 눈물이 찔끔 날정도의 가격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존 헤거티 아틀랜틱이쿼티헤더티 대표는 "이 정도 규모의 종목에서 이렇게 빠른 주가 급등이 나타나는 건 정상이 아니며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를) 단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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