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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십자가' 빛 공해 속수무책…솔로몬의 지혜 없나

뉴시스

입력 2021.08.05 14:49

수정 2021.08.05 14:49

베란다 앞 십자가 불빛 저녁부터 아침까지 거실로 쏟아져 하루 절반 이상 커튼 쳐야, 창밖 구경 엄두도 못 내 민원인 "교회 찾아가 사정했지만 법대로 해라" 답변만 빛공해 방지법 '교회 십자가 야간조명 규제대상서 제외'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DB)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DB)
[광주=뉴시스] 이창우 기자 = 아파트 주민이 베란다 코앞에 보이는 교회 십자가 불빛에 의한 '빛 공해'를 주소지 관할 구청에 호소했지만 해결 방법은 전무하다.

5일 광주광역시 주민 A씨에 따르면 베란다 창문과 약 4m 떨어진 교회건물에 세로로 설치된 붉은색 십자가 LED 불빛이 저녁부터 동이 트는 아침까지 거실 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불편한 삶이 이어지고 있다.

A씨는 "비 오는 날에는 창문에 맺힌 빗방울이 빨갛게 보일 정도로 십자가 불빛이 너무 강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불빛 차단을 위해 하루의 절반 이상은 커튼을 닫아야 해서 창밖 풍경 구경도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

A씨는 해당 교회 목사를 찾아가 통사정을 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법대로 하라는 차가운 말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30년 동안 이사를 가지 않고 살아야 할 형편인데 강렬한 십자가 불빛에 의한 빛 공해 때문에 인간으로서 매우 비참한 기분까지 든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A씨는 "성장기 어린이들이 너무 밝은 빛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안구 손상이 우려돼 자녀를 낳는 것도 포기하고 싶다"고 절박함을 호소했다.

이처럼 교회 십자가 불빛에 의한 빛 공해를 호소하는 주민이 있지만 뾰족한 해결 방법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2013년 환경부가 '빛공해 방지법'을 제정하면서 교회 십자가를 야간조명 규제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공원과 도로의 가로등은 규제를 하지만 교회 십자가는 광고물이 아닌 상징물이라는 이유에서 밤에도 계속 조명을 환하게 밝힐 수 있게 허용했다.


당시 행정안전부가 교회 십자가의 경우 옥외광고물관리법의 '광고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 해석을 내 놓자 환경부가 이를 받아들인 결과물이다.

교회 십자가와는 반대로 조명환경관리구역 안에 있는 연면적 2000㎡ 또는 5층 이상 건축물의 장식조명과 도로, 공원의 공간조명, 광고조명 등은 밝기가 기준치를 초과하면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종교시설 상징물에 의한 빛 공해 갈등에 대해 공익활동가 B씨는 "관할 구청이 조례로 규제 대상을 확대할 경우 분쟁을 해결 할 수 있겠지만, 종교계와의 사전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에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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