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쥴리 벽화' 건물주 "이낙연·이재명 풍자했으면 환영했을 것"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6 12:02

수정 2021.08.06 12:02

"정치적 의도·배후가 있다는 식 확대재생산에 혼나"
여성 폄하 지적은 "억울…과거 논하고자 한 것 아냐"
2일 서울 종로구 한 중고서점 외벽에 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쥴리 벽화)가 하얀 페인트로 덧칠돼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2일 서울 종로구 한 중고서점 외벽에 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쥴리 벽화)가 하얀 페인트로 덧칠돼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쥴리 벽화'를 게시한 서울 종로구 중고서점 측 건물주 여모씨는 6일 "만약 이낙연 전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풍자했으면 쌍수 들고 환영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씨는 이날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내 편이 아니면 다 적이고, 웃으면 끝날 일인데, 정치적 의도가 있고 배후가 있다는 식으로 확대·재생산을 하니 나만 '나쁜 놈', '죽일 놈'이 돼서 혼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에 관심은 있지만, 편향적인 사람은 아니다"며 "개인적인 판단을 풍자한 건데, 내 편이 아니면 무조건 적으로 간주하는 걸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여씨는 또 김씨에 대한 벽화와 글귀가 여성 폄하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억울하다"고 했다.


그는 "김씨의 과거를 논하고자 한 것은 추호도 아니다"며 "비리에 연루돼있는 사람들의 성만 써서 풍자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30일 쥴리 벽화 논란과 관련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여성 혐오적 표현이나 인권 침해적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여씨는 당초 의도한 대로 벽화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된 만큼, 관철동이 '벽화'로 소문나 상권이 살아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관철동 상권이 죽어 있어 골목마다 그린 벽화를 통해 손님을 좀 모으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며 "실제 벽화를 그린 뒤엔 사람들이 소변을 보거나 담배를 피우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벽화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켜 많은 사람이 알게 된 만큼 관철동이 벽화 수백점이 있는 동네로 입소문이 퍼져 상권이 살아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해당 벽화는 서울 종로구 소재 여씨의 중고서점 건물 옆 벽면에 게시됐다. '쥴리의 남자들'이라고 적힌 벽화에는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달 말부터 해당 벽화는 연일 논란이 됐다.
서점 측은 일부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서점 일대에 모여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소란이 그치지 않자 지난달 30일 페인트로 '쥴리의 꿈' 등 논란이 된 일부 글귀를 지웠다. 그럼에도 보수 유튜버 A씨가 벽화에 검은색 페인트를 칠하는 등 소란이 이어졌다.
이에 서점 측은 지난 2일 오후 문제가 됐던 벽화 2점 위에 흰 페인트를 덧칠하고 유튜버 A씨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