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해류 순환 불안정 조짐"...기후위기 심화 예고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8 07:03

수정 2021.08.08 07:03

[파이낸셜뉴스]
인부들이 지난해 5월 7일(현지시간) 스투바이어 만년설 스키리조트에서 지구온난화로 만년설이 녹는 것을 늦추기 위해 특수 제작된 천을 그 위에 덮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인부들이 지난해 5월 7일(현지시간) 스투바이어 만년설 스키리조트에서 지구온난화로 만년설이 녹는 것을 늦추기 위해 특수 제작된 천을 그 위에 덮고 있다. 로이터뉴스1

북반구 기온, 지구 기상 시스템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대서양 해류 순환 시스템이 불안정해지고 있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과학자들이 경고했다.

해류순환 시스템이 불안정해지면 극심한 기후변화를 부를 수 있고, 결국에는 지구 생명체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

CNN은 6일(이하 현지시간) 대서양의 힘의 균형이 유지되도록 해주는 대서양남쪽역전순환(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AMOC)이 점점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AMOC은 흔히 '컨베이어 벨트'로 묘사된다.


적도지방 표면의 따뜻한 해수가 차가운 북대서양으로 이동하도록 하는 컨베이어 역할을 한다. 차갑고 염분도 더 많은 북대서양의 해수는 적도지방 해수가 오면 가라앉아 남쪽으로 이동한다.

해류 순환을 통해 북대서양과 남대서양의 힘의 균형을 잡아주고, 이를 통해 주변 기후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AMOC이다.

북태평양, 남태평양 등 다른 대양에서도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기후가 안정된다.

그러나 5일 네이처(네이처 기후변화)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AMOC의 안정성이 거의 완전히 사라졌다." 연구진은 강력한 해류 순환이 사라지고, 미약한 순환만 남았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다만 결정적 원인은 아직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지난 수년 동안 해류 순환이 약화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빙하가 녹고 홍수가 더해져 담수가 북대서양에 대규모로 유입돼 해수 염도가 낮아졌으며 이로 인해 북대서양 해수가 이전보다 가벼워졌고, 가라앉을 확률이 줄었다는 것이다. 염도가 더 낮아져 해수가 더 가벼워지면 해류 순환 자체가 대혼란에 들어갈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했다.

세계 기후는 해류 순환, 그리고 이를 통한 열기와 영양분 순환에 크게 의존한다. 이 시스템이 무너지면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하고, 서유럽에 극심한 한파가 몰아치며, 열대지방의 몬순기후도 혼란을 겪는 등 기후시스템이 아수라장이 된다.

또 남극 빙하층과 아마존 열대우림을 비롯해 전세계 곳곳에 연쇄 충격을 줄 수 있다.

2004년에 나온 헐리웃 재난 영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의 전제가 됐던 시나리오다. AMOC이 무너지면 다가올 미래가 영화에 담겼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현재 AMOC 순환은 과학자들이 이전에 주장했던 것보다 1000년전에 비해 훨씬 더 약해졌다.

연구진은 지난 150년간 북대서양 데이터를 토대로 지구온난화가 AMOC 불안정성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결론냈다.

논문 저자인 포츠담기후충격연구소의 니클라스 보어스는 CNN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AMOC이 약화돼 붕괴될 위험성이 높아졌다면서 스스로도 AMOC이 계속해서 약화하고 불안정해진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보어스는 AMOC 시스템이 붕괴하면 유럽이 심각하게 차가워지고, 무엇보다 남미, 서아프리카, 인도의 열대 몬순시스템 붕괴를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자신을 포함해 과학자들은 여전히 AMOC이 붕괴할지, 붕괴한다면 그 시기가 언제일지 알지 못한다면서도 전세계가 "가능한 빨리, 그리고 많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