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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시간이었다" 김연경의 해피엔딩 [아듀! 도쿄올림픽]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8 19:42

수정 2021.08.08 21:24

이번 올림픽 끝으로 16년간의 국가대표 은퇴
韓여자배구 세르비아에 0대3 패
45년만의 메달 도전 실패했지만
원팀으로 '감동의 4강신화'이뤄
한국 여자배구가 역대 두번째 올림픽 메달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시상대에 서지는 못했다.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뒤 대표팀 주장 김연경이 라바리니 감독을 부둥켜안고 있다. 뉴스1
한국 여자배구가 역대 두번째 올림픽 메달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시상대에 서지는 못했다.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뒤 대표팀 주장 김연경이 라바리니 감독을 부둥켜안고 있다. 뉴스1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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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세계랭킹 11위)의 황금세대를 이끌었던 김연경(33)이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 여부를 넘어 앞으로 대표팀의 일원으로 활동하지 않겠다는 사실상의 '은퇴 선언'이다.


김연경은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세르비아(세계랭킹 6위)와의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파리올림픽이 3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더 뛸 생각이 없나'라는 질문을 받고 "말하기가 조심스러운데, (대한민국배구협회) 회장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라며 "사실상 오늘이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라고 밝혔다.

김연경은 2019년 6월부터 한순간도 쉬지 않고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만신창이가 된 몸을 끌고 지난해 1월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예선에서 한국 대표팀의 올림픽 승선을 이끌었다. 당시 김연경은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안고 경기에 출전했는데, 대회 후 부상이 악화하면서 한동안 코트 위에 서지 못하기도 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대표팀 감독은 "김연경은 그냥 주장이 아니라, 한국의 리더이며 카리스마와 실력으로 항상 모두가 똘똘 뭉치게 하는 역할을 해준다"고 말했다. 이런 김연경은 도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작별 인사를 건넸다. 김연경은 자신의 국가대표 은퇴 소식을 알리며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울컥하기도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4강,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6년 리우올림픽 8강, 2020년 도쿄올림픽 4강 진출 등 굵직굵직한 성과의 중심엔 항상 김연경이 있었다. 이날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은 한국의 패배로 끝났다. 김연경은 대표팀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 올림픽 무대로 삼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혹사'에 가까울 정도로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은 힘과 높이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0-3(18-25 15-25 15-25)으로 완패했다.

올림픽 참가국 중 최약체로 분류됐으나 투혼과 집중력으로 4강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만들었다. 한국은 내친김에 사상 첫 결승 무대를 노렸지만, 지난 7일 세계랭킹 2위 브라질의 높은 벽에 막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은 무려 45년 만에 올림픽 메달에 도전했지만, 세르비아에게 패해 4위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동메달 결정전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 여자 배구 선수들이 도쿄올림픽에서 특별한 감동을 주었다"며 "아름다운 도전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덕분에 국민들은 많은 용기를 얻었다"며 12명의 선수들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뒤 "특히 김연경 선수에게 각별한 격려의 말을 전한다"고 격려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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