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돼지 흑사병`이라 불리면서 치사율이 높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석 달 만에 재발했다. 이미 돼지고기 가격이 높은 상황이어서 물가 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9일 당국에 따르면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강원도 고성군 양돈농장에서 ASF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지난 5월 4일 영월군 농장에서 마지막으로 발생한 뒤 3개월 만이다.
중수본은 우선 해당 농가에서 기르던 돼지 약 2400마리를 급히 살처분하기로 했다.
ASF가 재확산할 경우 돼지고기 수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미 돼지고기 가격은 오름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돼지고기 삼겹살(국산 냉장) 소매가격은 전국 평균 100g당 2584원(6일 기준)이다. 전년보다 9.1%, 평년 대비 18.5% 비싸 ‘금(金)겹살’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통상 여름에는 휴가철을 중심으로 육류 수요가 늘어나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한다. 게다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집밥 수요까지 많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은 기획재정부 등 물가 당국에도 부담이다. ASF가 국내 처음으로 발생해 피해가 컸던 2019년처럼 퍼질 경우 공급 부족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식품) 물가는 OECD 38개국 중 3위로 높았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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