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까지 아뜰리에 에르메스
한편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작가는 도시 건축의 표피와 피하조직을 구성하는 재료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았다. "수직적인 도시의 구조물에 관심이 많았다"고 밝힌 현남 작가는 현실 속에서도 도시를 다니며 수직적인 형태의 구조물들을 포착하는 작업도 병행해왔다. 도시의 곳곳을 다니며 그가 찾아낸 이 시대의 첨탑은 교회의 십자가와 휴대폰 무선 통신을 위한 기지국 안테나들이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그만의 첨탑을 만들었다.
작가는 이 '뒤집어짐'에 주목했다. 20세기 초 러시아의 작가 말레비치가 만든 건축 모형 연작 '아키텍톤 고타'와 자연에서 채취된 수석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현남은 말레비치의 순백의 매끈한 입방체 이미지를 네거티브하게 뒤집은 어두운 미래도시의 첨탑과 고층 건물들을 통해 모든 것이 가능한 신기루같은 디지털 세상과 뒤섞인 현대의 새로운 풍경과 자연을 표현해냈다. 그가 꿈꾸는 뒤집어진 세상은 숨기려 하면 드러나고 드러내고자 하면 숨겨지는 세상이다. 그곳에서 절망속에 빠진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전시는 10월 3일까지 아뜰리에 에르메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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