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러시아 신형 전투기 '가성비'로 인기 몰이, 美 F-35 위협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0 15:51

수정 2021.08.10 15:51

지난달 20일 러시아 쥬콥스키에서 열린 국제항공우주박람회에 등장한 '수호이(Su)-75' 시제품.로이터뉴스1
지난달 20일 러시아 쥬콥스키에서 열린 국제항공우주박람회에 등장한 '수호이(Su)-75' 시제품.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지난달 미국의 ‘F-35’ 전투기를 따라잡기 위해 공개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수호이(Su)-75’가 과거 비동맹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의 우방국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슷한 성능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러시아 제품이 F-35의 대체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보도에서 Su-75가 F-35의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 방산업계는 지난달 20일 모스크바 동남쪽 도시 쥬콥스키에서 열린 국제항공우주박람회(MAKS 2021 에어쇼)에서 미국의 ‘F-22’를 겨냥한 ‘Su-57’ 쌍발 전투기 및 F-35와 비슷한 체급의 단발 전투기 Su-75 ‘체크메이트’를 공개했다. Su-57은 앞서 공개 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지만 Su-75의 시제품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Su-75가 주목받는 이유는 가격 대비 성능 때문이다.
러시아와 중국을 의식해 F-22를 도입했던 미국은 현재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F-35로 선회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2019년 이후 약 20대의 F-35를 도입했고 2023년까지 총 4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Su-75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조종 지원 장치 등 첨단 기술이 대거 도입되었으며 F-35보다 더 싸다. F-35는 대당 가격이 최대 1억2000만달러(약 1300억원)에 이르지만, 체크메이트는 3000만달러(약 340억원) 수준에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경쟁력에 자신감을 얻은 러시아는 지난달 발표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아르헨티나, 인도, 베트남 등에서 신형 전투기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UAE와 아르헨티나는 전통적으로 미국의 우방이었고 인도와 베트남은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에 꼭 필요한 지역 파트너들이다. 특히 UAE는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공군력 억제를 위한 안전핀 역할을 하고 있으며 미 정부는 지난해 11월에 UAE에 F-35를 팔기로 결정했다. UAE는 지난 2017년에 단발 전투기 개발을 위해 러시아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Su-75를 도입할 경우 F-35 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미국은 지난 2019년 발표에서 터키가 러시아 방공 미사일 S-400을 도입했다며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터키에 팔기로 했던 F-35를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

WSJ는 이러한 지정학적 신경전에도 불구하고 F-35가 너무 비싸서 도입하지 못하는 국가들의 입장에서는 Su-75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기체는 2023년에 초도 비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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