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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新제조업 전쟁,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김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0 18:47

수정 2021.08.10 18:47

[서초포럼] 新제조업 전쟁,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진전으로 산업 간 경계가 없어지면서 제조업이 서비스, 정보통신, 에너지, 콘텐츠 등 연관 산업과 융합·통합·플랫폼화를 통해 거대한 신(新)제조업으로 빅뱅하고 있다. 이 신제조업의 패권을 건 글로벌 경쟁이 세계경제 패권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G2)의 무역전쟁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전 세계적으로 과거 중국을 중심으로 구축됐던 글로벌공급망(GVC)의 전면적 재편이 이뤄지고, 제조업은 물론 신제조업의 중요성에 대한 재조명이 가속되고 있다. 즉 강력한 제조업 기반 없이는 G2 무역전쟁과 같은 보호무역주의나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 효과적 대응이 어려운 것은 물론 급부상하고 있는 거대한 신산업으로서 신제조업 육성도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나라도 국가적 신제조업 육성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신제조업 육성의 시작은 우리 산업의 핵심인 제조업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있다.
2년 전 필자는 산학연관 전문가들과 함께 정부과제로 스마트 제조혁신 정책의 밑그림을 만들어 정부에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제안한 8대 추진과제 중 1번 과제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다. 제조시스템 혁신, R&D 및 금융 지원, 인재 양성, 지역별 혁신지원센터 등 다른 7개 과제는 정책에 반영돼 추진되고 있고, 가장 중요한 선도과제인 비즈니스 모델 혁신도 향후 중점 추진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품질, 원가, 생산성 등 효율성 중심의 제조시스템 혁신만으로는 부족하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시장의 게임 룰을 선도하는 방향성 측면의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반으로 고객, 제품 및 서비스, 운영모델, 수익모델의 네 가지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 즉 개인화 및 맞춤화 추세에 따른 시장 세분화로 불특정 다수의 고객이 아니라 세분화된 시장에서 목표고객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제품 및 서비스는 목표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하고 제품 및 서비스 개발, 생산, 영업 등 운영모델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수익모델도 구독모델 등 다양한 혁신이 필요하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먼저 제품 및 서비스 혁신에서 시작된다. 즉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개인화 및 맞춤화 추세에 대응하고 친환경, 사회적 가치 등 소비자의 중심에 진입하고 있는 MZ세대의 취향에 맞는 제품 및 서비스 혁신이 중요하다.

둘째로 세계적 추세로 부상하고 있는 제품의 서비스화(XaaS)에 대응이 시급하다. 비즈니스 모델이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제품 전주기 사용단계에서의 서비스로 확대되는 제품과 서비스의 융합이 중요하다.

셋째로 플랫폼화 대응이 시급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따른 온라인 디지털 플랫폼화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욱 가속되고 있다. 아마존, 구글 등 미국의 플랫폼 기업이 선도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의 주도권이 기업은 물론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로 제품과 금융의 융합이 중요하다. 구독모델을 넘어 사용한 만큼 지불하는 Pay-per-Use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가능케 하는 금융의 혁신이 요구된다.
이 외에도 데이터 기반, 지식재산권 기반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필요하다. 아울러 세계적 화두로 부상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도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핵심이 돼야 하는 시대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제조업 강국을 넘어 신제조업 강국으로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기대한다.

주영섭 前 중소기업청장, 고려대 공학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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