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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들, 암호화폐 업체서 6억달러 훔쳐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1 05:50

수정 2021.08.11 05:50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규모인 암호화폐 6억달러 강탈 사건이 벌어졌다. 사진은 6월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의 한 비트코인 현금인출기(ATM). 로이터뉴스1
세계 최대 규모인 암호화폐 6억달러 강탈 사건이 벌어졌다. 사진은 6월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의 한 비트코인 현금인출기(ATM). 로이터뉴스1

디파이 암호화폐 네트워크 업체인 폴리네트워크가 사상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를 강탈당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폴리네트워크는 해커들이 약 6억달러 규모의 암호화폐를 훔쳤다고 밝혔다.

폴리네트워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암호화폐 디지털 장부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업체다.

보도에 따르면 폴리네트워크는 이날 해커들이 자체 시스템의 취약한 곳을 노려 암호화폐 수천개를 훔쳐갔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체크, 마운트곡스에서 해커들이 훔쳐간 암호화폐를 포함해 지금까지 역대 암호화폐 강탈 규모 가운데 최대 규모다.

폴리네트워크가 주장하는 이번 해킹으로 탈중앙화금융(디파이·DeFi)이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디파이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암호화폐 대출 등 암호화폐 업체들이 금융중개 기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이번 해킹으로 신뢰성에 금이 갔다.

소비자, 투자자들 보호에 치명적인 결함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감독당국의 규제 사각지대에 있을 뿐만 아니라 해커 공격에도 취약해 투자자와 소비자들이 큰 손실을 볼 수 있음이 확인됐다.

폴리네트워크는 여러 다른 블록체인과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암호화폐를 송금할 수 있도록 해주는 포로토콜(규정)을 개발해왔다.

바이낸스체인, 이더리움 등 세계 대부분 블록체인들은 독자적으로 개발되고, 자체 코인도 갖고 있다. 서로 분리된 기술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이때문에 사용자들은 블록체인이 다를 경우 암호화폐를 송금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해결방안 가운데 하나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한 중앙집중식 체제다. 그러나 이같은 중앙화된 체제에서 벗어나 사용자들끼리 직접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탈중앙화금융, 디파이 해법을 제시하는 곳이 폴리네트워크 같은 업체다.

최근 주목 받던 디파이는 그러나 이번 해킹 사태로 신뢰에 금이 갔다.

폴리네트워크가 주장하는 해킹 규모 약 6억달러 가운데 2억7000만달러 이상이 이더리움 블록체인, 2억5000만달러는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그리고 8400만달러는 폴리곤 네트워크에서 사라졌다.

이더스캔에 따르면 해커들은 바이낸스 코인, 이더 같은 대형 암호화폐 뿐만 아니라 시바이누, 메이틱, 유니스왑 같은 이름이 비교적 덜 알려진 소형 알트코인 수십종을 쓸어갔다.


한편 해킹 소식 뒤 이들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강탈 규모는 6억달러에서 3억9400만달러 수준으로 급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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